[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채권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점치고 있어 주목된다.
2015년 12월 제로금리 정책 종료 후 연준의 첫 금리인하가 올해 9월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내년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진=블룸버그] |
실물경기 둔화가 날로 뚜렷해지는 데다 침체 신호로 통하는 일드커브 역전이 정책자들에게 금리인하 압박을 가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
특히 장기물 국채 수익률 하락이 지속될 경우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에서 ‘유턴’할 여지가 높다는 주장이다.
26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선물이 제시하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최근 72%까지 뛰었다.
연준이 19~20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2021년까지 단 한 차례의 금리인상과 9월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를 골자로 한 정책 결정을 제시한 이후 금리인하 베팅이 급증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미국 투자매체 CNBC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56%로 점치는 상황이다.
국내외 경제 지표 둔화가 월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마크 카바나 채권 전략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 실물경기와 정치권 리스크를 주시하며 실제로 침체가 닥칠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며 “침체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드커브를 포함한 시장 지표가 보다 강한 경고음을 내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일드커브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주 3개월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금융위기 직전인 2007 이후 처음으로 역전된 데 이어 2년물과 5년물 수익률 스프레드도 최근 6bp(1bp=0.01%포인트) 역전됐다.
과거 일드커브 역전이 발생했을 때 연준은 금리인하로 대응했다. 1989년 저축대부조합 파산 사태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를 포함해 위기에 앞서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이 발생했고, 이 때 정책자들의 해법은 금리인하였다.
다만, 2006년은 예외였다. 2년물과 5년물 수익률이 19bp까지 역전됐지만 연준은 이후 10개월 동안 금리를 내리지 않았고, 미국 경제는 2007~2009년 대규모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를 맞았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을 포함해 전현직 정책자들이 일드커브의 역전을 침체 신호로 볼 수 없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지만 월가의 판단은 다르다.
모간 스탠리가 채권시장의 침체 경고를 외면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고, 골드만 삭스도 일드커브가 보내는 신호에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하면 연준이 일드커브 역전이 심화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UFG의 존 허먼 채권 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9월까지 금리인하가 단행돼야 할 것”이라며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 이뤄진 지난해 12월 금리인상은 정책자들의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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