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964년 군부 쿠데타와 군사정권을 지지하는 행동을 했다가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리우 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은 군부 쿠데타를 '혁명'으로 간주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오는 31일 쿠테타 기념행사를 지시했으며, 이 소식이 전해진 뒤 브라질 소셜미디어와 미디어 전반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한 행사장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1964년 3월31일 발생한 군사 쿠데타로 좌파 성향의 조앙 고울라르 당시 대통령이 실각하고, 군부는 대통령 직선제를 폐지했다. 이후 1985년까지 21년간 군사독재정권이 계속되는 동안 수천 명의 민주 인사들이 사망·실종되거나 외국으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쿠테타를 두고 브라질 보수 진영과 군 관계자들은 공산주의 위협에서 벗어난 날로 기념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브라질 시민들은 인권 유린과 수많은 희생을 초래한 암흑의 시기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 31일 예정된 공식 기념 행사는 없으며, 관련 행사는 막사 내에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은 전국적인 반대 시위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며, 온라인 상에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브라질 시민권리를 위한 연방검찰청은 성명을 내고 "1964년 쿠데타는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인 사건이었다"면서 이를 기념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반대를 옹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날 상파울루 시내의 한 대학교를 방문하려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천명이 넘는 학생들의 시위 참여로 결국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군부대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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