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수서 신혼희망타운이 '강남권 최초' 신혼희망타운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아파트를 손에 쥐기까지 '산 넘어 산'이 될 전망이다.
공급 물량이 애초 계획보다 30% 정도 줄었고 변별력 없는 가점제도 탓에 만점자도 당첨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여기에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전용 모기지 대출 한도가 예상 분양가보다 턱없이 부족해 사실상 부모의 도움없이 계약하기 힘든 구조다.
1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수서역세권지구에 들어서는 수서 신혼희망타운 620가구를 오는 12월 공급할 예정이다. 이중 신혼희망타운 대상은 423가구다.
지난해 11월 위례신도시에서 신혼희망타운 기공식 및 아이 키우기 좋은 공공주택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열렸다. [사진=국토부] |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정부가 저리 대출을 연계해 주변 아파트값의 80% 수준으로 공급하는 공공분양주택이다.
수서역세권에 들어서는 신혼희망타운은 전용 46㎡ 212가구, 전용 55㎡ 211가구 총 423가구 규모다. 수서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강남권 최초 신혼희망타운으로, 선릉역까지 10분, 고속터미널역까지 2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강남구 자곡동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높은 진입 장벽 탓에 '강남 입성'을 포기해야 했던 신혼부부들에게 좋은 기회"라며 "수서역세권 개발 호재와 함께 향후 GTX-A노선이 개통하면 서울역까지 10분대 이동이 가능해 투자가치로서도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강남권 첫 공급물량인 탓에 대기 수요가 풍부한 이유도 있지만 공급 물량도 줄어 경쟁률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수서 신혼희망타운은 총 620가구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신혼희망타운 내 임대주택을 30% 가량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공공분양 물량이 30% 정도 줄었다. 수서 신혼희망타운 역시 나머지 197가구는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으로 채워진다.
지난해 말 공급한 위례 신혼희망타운도 30% 가량을 행복주택으로 공급하면서 분양 물량은 508가구에서 340가구로 줄었다. 340가구 모집에 몰린 인원은 1만8209명. 평균 경쟁률은 53.5대 1을 기록했다.
당첨 가능성이 말 그대로 '로또'다. 청약 가점방식이 단순해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혼희망타운은 예비신혼부부나 결혼 2년 이내 신혼부부, 만3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족에게 30%를 먼저 공급하는 우선공급(만점 9점)과 나머지 70%를 공급하는 잔여공급(만점 12점)으로 나뉜다.
위례신혼희망타운 분양 당시 우선공급 만점자만 1369명이 나왔다. 해당 거주자에 30%를 우선 공급하고 당첨자 선정 방식은 무작위 추첨으로 이뤄져 '행운'이 따라야 당첨이 가능하다.
수서신혼희망타운의 분양가는 위례신혼희망타운 보다 다소 높게 나올 전망이다. 위례신혼희망타운 전용 55㎡의 분양가는 4억6000만원. 당시 국토부는 "주변 시세의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수서신혼희망타운 부지 맞은편에 있는 자곡동 '강남한양수자인' 전용 59㎡형의 평균 매맷값 9억9000만원. 수서역 주변 '강남데시앙포레' 전용 59㎡는 평균 매맷값이 10억원을 웃돈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 대출은 분양가가 2억5060만원 이상이면 최소 분양가의 30% 이상 대출을 받아야 한다. 다만 대출한도는 4억원 이내(분양가의 70% 이내)로 제한한다. 전용 55㎡ 기준 현시세 대비 80% 수준은 7억4000만원. 수서신혼희망타운 입성을 앞둔 신혼부부에게 3억원 가량 현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서신혼희망타운의 경우 분양가가 높아 전용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초기자금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신혼희망타운은 부부합산 자산 기준을 2억5060만원 이하로 정하고 있어 사실상 부모의 도움 없이는 계약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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