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4월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연 1.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간 것. 국내 경제지표 부진, 물가상승률 둔화, 글로벌 성장 둔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주요 기관과 전문가들 역시 금리 동결을 예상해 왔다. 지난 16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준금리 전망 설문에서 97%가 금리 동결을 응답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백진규 기자] |
지난 2월 금리 동결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아직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때가 아니다"라며 "미 연준(Fed)이 기본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은 "국내외 성장 둔화가 지속되며,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어 대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 연준은 지난 3월 FOMC에서 연내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연내 한차례 인상을 전망하던 상황에서 기조를 바꾼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 설문을 통해 오는 2021년까지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고 최근 보도했다.
유로존 주요국 성장둔화 우려도 심화하고 있다.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3%로 낮추고, 독일(1.3%→0.8%) 이탈리아(0.6%→0.1%) 등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필리핀, 호주 등 국가들은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반면 중국의 1분기 GDP성장률은 6.4%를 기록, 전망치(6.3%)를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확장 재정정책이 경제지표 반등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3월말 우리나라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비 2조9000억원 늘어난 83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증가규모가 2월 증가액(2조5000억원)보다 컸다.
지난 3월 20일 이일형 금통위원은 "우리나라 금융불균형이 완화되고 있으나, 아직 안전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으로 자금 쏠림 등 부작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 동결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도 부담을 덜었다"라며 "금리를 인하하기엔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연내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금리인상·인하 요인이 모두 있어 방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하강 우려 속 상반기 추경 편성 이후 하반기 기준금리를 한차례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반면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는데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서라도 연내 기준금리를 1회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오후 한국은행은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전망치 2.6%를 유지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는 우리나라 성장률을 2.6%로 유지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은 기존 1.4%에서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1~3월 우리나라 물가 평균은0.57%로 기존 전망치와 차이가 크다. 국제유가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한은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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