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조재완 기자 =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최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보좌해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통전부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24일 뉴스핌에 “통전부장이 김영철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교체됐다”며 “이미 4월 중순 이전에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북한 체제 특성상 대남담당 사업비서관이 통일전선부장을 겸임한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이 역할을 분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통전부장 교체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문인 것 같다”며 “문책 정도는 알 수 없지만 엄중경고에 들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왼쪽 두번째)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사진=뉴스핌 DB] |
이에 앞서 김 부위원장은 이날 새벽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수행단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과 조선중앙tv의 관련 보도영상에서도 김 부위원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를 두고 외교가 안팎에서는 경질·숙청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같은 관측은 하노이 회담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북한 입장에서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이다. 북한은 회담에서 미국에게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가 거절 당했다. 미국에게 약점을 노출함에 따라 향후 북미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1~12일 열린 14기 최고인민회의 직후 북한은 ‘김정은 2기’ 단체 사진을 공개했다. 관련 사진에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바로 뒤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은 14기 최고인민회의 이후 ‘김정은 2기’ 단체 사진을 공개했다. (빨간색 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뒤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자리잡고 있다.[사진=조선중앙통신] |
하지만 북한의 이번 통전부장 교체에 비춰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실패 책임을 그냥 넘어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남·대미 접근법과 외교라인의 교체를 예고한 인사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새롭게 통전부장 직에 오른 장금철은 50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그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민간 교류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전문가는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는 통전부 산하 외곽단체”라며 “민간 대외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활동한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이 김영철 숙청 개념이 아닌 일종의 역할을 조정해준 것”이라며 “새로운 통전부장은 북미협상 이후에 맞춰 남북교류에 집중하게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남북교류 활성화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봐야 한다”며 “이는 김영철과 같이 ‘대남 강경파’가 아닌 남북교류 협력 전문가, 예컨대 사업 추진 파트너 개념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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