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난디=뉴스핌] 백진규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경에 대한 조속한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존 성장목표치를 낮출 생각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성장을 위해 민간투자를 독려하겠다는 의견과 함께, 완화적 통화정책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추경 5월엔 통과돼야…작은 규모 아니다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아시아개발은행(ADB)연차총회 참석차 피지 난디를 방문한 홍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심용 추경' 등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일자리 창출 과 성장 뒷받침을 위해 늦어도 5월 말까지는 반드시 추경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 규모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다는 일부 지적에 홍 부총리는 "6조7000억원 규모가 적다는 지적도 있으나, 3월 초과세수 10조5000억원을 포함하면 결국 17조2000억원의 재정보강으로 볼 수 있다"며 "오히려 지난 2017년의 경우 추경 규모는 10조7000억원이지만 교부금 채무상환액 5조를 제하면 6조 정도에 그쳤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추경이 0.1% 정도 성장률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는데, 시기가 6~7월로 늦어질수록 효과가 줄어든다.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서도 야당 의원님들을 부지런히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피지 난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 1분기 성장 쇼크 송구, 성장 목표치는 수정 안해
지난 4월25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성장 부진으로 마음이 무겁다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국내 투자부진 △기저효과를 1분기 성장률 하락의 3가지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재정 보강보다는 민간투자 확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성장률이 2.8%를 기록하고 민간소비도 2.8% 증가했는데, 앞으로도 민간투자와 소비를 끌어올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구체적 사례로 유류세 인하조치를 8월말까지 연장한 데 이어 소비세 개소세 관련 조치도 논의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지난달 29일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한 홍 부총재는 기존 2.6~2.7% 성장률 목표치를 수정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도 같은 입장을 전하면서 "그래서 2분기 성장이 중요하다. 여러 기관 전망도 그렇지만 저 역시 2분기 이후 하반기로 갈수록 추세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성장률 판단은 필요하면 6월 하순경 제시할 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성장률은 둔화했으나 경제심리지표 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책적으로도 규제완화, 신성장 동력, 창업 지원 등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매주 현장 소통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중소·중견기업을 방문해 왔다. 대기업 방문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주로 어려운 계층을 먼저 만나다 보니 그렇게 됐지만 5~6월에는 대기업을 집중 방문할 계획"이라며 "대기업들의 투자 확대도 중요한 만큼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 카드를 끌어 쓸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경기보강을 위해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겠지만, 지금까지 경험을 떠올려 보더라도 부동산은 아니다. 작년 9월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은 굉장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외부에선 완화적 통화정책 의견도 나와" 언급
추경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도 뒷받침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홍 부총리는 직답을 피하면서도 완곡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경제부총리로서 금리통화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시장에서 이런 요구가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는 추경과 통화정책의 정책적 조합을 권고한 바 있다. 홍 부총리는 "IMF도 그렇지만 아세안+3역내감시기구(AMRO)역시 역내 통화긴축을 권고하면서도 환국의 경우에는 완화적 기조로 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일 피지를 방문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재차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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