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글로벌 외환시장을 삼켰다.
지난 주말 결론 없이 워싱턴 담판을 종료한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지속하기로 했지만 타결 가능성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 중론.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블룸버그] |
위안화 하락 베팅이 후끈 달아오른 한편 한국 원화가 동반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에 크게 무게가 실렸다. 반면 달러화와 엔화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달러/위안 환율이 장중 6.91위안까지 상승,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앞서 월가의 일부 투자은행(IB)은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달러 수입품에 이어 지난해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던 325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에도 관세를 강행할 경우 달러/위안 환율이 8위안까지 뛸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로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위안화 하락을 겨냥한 트레이더들의 포지션이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늘어났다.
아울러 한국 원화에 대한 하락 베팅 역시 지난 2016년 1월 이후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 재개와 함께 북한의 미사일 테스트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화 약세 전망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IT 섹터를 중심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만 달러화 역시 당분간 하락 압박에 시달릴 전망이다.
이 밖에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은 말레이시아 링기트화에 대한 상승 포지션을 크게 축소한 한편 태국 바트화의 하락을 겨냥한 포지션을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로 늘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 워싱턴에서 가진 담판에서 중국 측에 한 달 가량의 시한을 제시하고,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모든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적용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호주뉴질랜드은행은 보고서를 내고 미국과 중국이 앞으로 수 주일 사이에 최종 합의점 도출에 실패할 가능성을 60%로 판단했다.
무역 전면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가 높아지면서 달러화와 엔화에 ‘사자’가 홍수를 이루는 모습이다.
시드니 소재 캡스트림의 레이몬드 리 머니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대한 달러 롱 포지션을 적극 늘리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쟁점은 단기간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GSFM의 스티븐 밀러 어드바이저 역시 “앞으로 달러화가 더욱 가파른 속도로 상승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무역 협상 결과에 대한 시장의 예측이 빗나갔다”고 강조했다.
CNBC에 따르면 라보뱅크는 “외환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엔화가 강한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이 조만간 108엔 선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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