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전기차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이 '선도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 따라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에 이어 국내 기업 중 두 번째로 글로벌 4각 생산기지를 구축한 데 이어, 중국에 두 번째 배터리 공장도 짓기로 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려가면서 글로벌 업계 선두권인 국내 업체간 수주 경쟁이 점점 격화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영업비밀 침해 및 기술 탈취 등의 이유로 법정 싸움에 돌입하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 연구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
1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해 5799억원을 투자해 신규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기로 결의했다. 중국 진출을 가로막던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시장이 활짝 열릴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중국 현지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향후 이 법인을 통해 공장을 짓고 운영까지 하기로 했다. 공장 부지와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중국정부 등과의 논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추가 공장 건설 계획은 아직 중국 내 첫 번째 배터리 공장이 완공되기도 전에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내년 본격적인 개화가 예상되는 중국시장 선점은 물론, 아시아 등 글로벌 물량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경쟁사 뒤를 바짝 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금탄경제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한발 앞서 현지에 진출한 경쟁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등 우호적인 사업 환경은 아니었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다. 해당 공장은 연산 25만대 전기차에 적용 가능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7.5GWh 규모로, 올해 말 완공해 내년 상업생산에 돌입하는 게 목표다.
따라서 이번 발표대로 투자가 진행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내 두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지를 갖추게 된다. 현재 LG화학은 중국 남경에, 삼성SDI는 중국 톈진과 시안에 각각 배터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아시아 및 중국 내수 대응을 위해 중국 남경 빈강 경제개발구에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오는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전기차 50만대 이상에 적용 가능한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오는 10월 1단계 양산에 들어간다.
LG화학의 두 번째 공장은 기존 제1공장과 인접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 두 공장간 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중국 화유코발트사와의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과의 거리도 가까워 배터리 원재료 수급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향후 중국 공장을 현지 내수 대응은 물론, 아시아 등 인근 지역 수출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SDI 역시 시안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해 제2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진 않았으나 연간 약 40만대 분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 [자료=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 발표로 '글로벌 4각 생산체계'를 더욱 견고히 하며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에 본격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개최, LG화학에 이어 국내 기업 중 두 번째로 한국과 중국, 미국, 유럽을 잇는 글로벌 4각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이 회사의 글로벌 생산기지는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투자를 적기에 진행해야 한다는 판단"이라며 "오는 2022년까지 6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신설 및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발표된 글로벌 생산공장 등이 모두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총 40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투자한 중국 공장의 규모가 구체화되면 생산능력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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