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지난 20일 밤 여의도의 한 맥주집.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가장 구석 자리에서 돈까스와 커틀릿, 치킨을 안주삼아 맥주를 마셨다. ‘룸’이 없는 호프집인 탓에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은 따로 칸막이를 공수해 오기도 했다.
외부 시야를 차단한 채 이인영 원내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함께 아랫목에, 나이가 가장 어린 오신환 원내대표는 바깥쪽에 따로 앉았다. 이 자리에서 각당 원내대표는 서로의 입장과 국회 파행 장기화에 대한 우려 등 국회 전반을 논의했다. 건배사도 없는 편안한 자리에서 제각기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셋 모두 굳은 표정으로 술집에서 나왔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호프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9.05.20 |
다음 날인 21일, 3당 원내대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호프회동을 주선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어제 참 많은 이야기를 하고 의제를 여럿 풀어놓은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오는 6월 말로 기한이 종료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기한 연장도 잠깐 언급했다”고 밝혔다.
맥주값을 계산한 이인영 원내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21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좋은 분위기였지만 결실은 맺지 못했다”며 “국민들을 위해 더 많은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인 만큼 저부터 역지사지 자세로 야당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한 매체는 이인영 원내대표가 호프회동 당시 신속처리안건 지정과 국회 파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보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5.21 leehs@newspim.com |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적어도 민주당이 유감을 표해야 하고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한다고 말했다”며 “결국 지금 국회를 다시 여는 것에 있어서 민주당의 확실한 의사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이인영 원내대표도 우리의 의지와 요구사안에 대해 잘 알거라 본다”며 “민주당이 국정에 대한 책임있는 여당이라면 민주당이 국회 정상화에 대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당은 민주당이 받을 수 없는 제안만 내놓고 국회 보이콧을 이어가며 민주당 탓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1대 1 회담과 추가경정예산 축소, 패스트트랙 지정 취소와 사과 등을 요구해 왔다.
이날 민주당은 이해찬 당대표가 참석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전날 회동에 대한 보고를 받고 국회 정상화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 전날 호프회동에 참석했던 3당 원내대표가 재차 만나겠다는 입장을 낸 만큼 이르면 이날 재차 만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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