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배터리 및 분리막 생산거점 확보 현장에 협력사와 함께 진출한다.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DBL(Double Bottom Line)에 기반한 사회·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용 셀을 들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확장 중인 배터리, 소재사업 건설현장에 국내 중소 플랜트 전문 협력사들과 함께 진출하는 '협력사 상생 협력'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상생 협력 모델은 국내 중소 협력사와 손잡고 함께 해외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다.

그동안 배터리, 소재 설비 건설은 성장해온 기간이 짧고, 관련 설계 경험을 보유한 업체 수가 적어 일반적으로 대형 건설사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맡아 왔다. 사실상 중소업체들은 참여 기회조차 얻기 힘든 환경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배터리, 소재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밸류체인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관련 기술을 보유하거나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 협력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판단, 이같이 결정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미국 공장 건설을 위해 설계용역 전문업체인 MAP한터인종합건축사와 약 90억원 규모의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비록 배터리 공장 설계 경험은 없지만, 산업 플랜트 설계에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이 업체는 설계 능력을 인정받아 헝가리 공장 신설을 위한 최종 설계용역 계약도 앞두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분사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현재 중국 창저우에 건설 중인 분리막(LiBS) 공장 설계를 위해 중소 협력사들과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향후 SK이노베이션은 설계 협력사 뿐 아니라 시공, 유지, 보수 등에 높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 협력사를 발굴해, SK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DBL(Double Bottom Line)에 기반한 사회·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계획이다.

또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교육 제공, 간담회 개최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품질, 안전보건관리(SHE) 등 협력사 직원의 역량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동반성장 펀드, 선급금 지급, 결제기일 단축 등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급성장하는 배터리, 소재산업에서는 한 기업의 주도보다는 모든 밸류체인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성패의 핵심"이라며 "협력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에 함께 오를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통해 DBL 추진 효과 또한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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