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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채무′ 늘어난 대우건설..사업 부진시 재무건전성 부담

기사등록 : 2019-05-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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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지급보증·금융사 약정·차입부담 증가..소송 10건 진행중
전문가 "자본·현금창출력 대비 차입·우발채무 부담 과중해"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대우건설이 실적 둔화에도 우발채무가 늘어 재무건전성에 부담이 커졌다. 

우발채무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채무는 아니지만 향후 우발적 사태가 발생하면 확정채무가 될 가능성이 있는 특수성질의 채무를 말한다. 차입보증, 금융회사와의 약정, 소송, 장기상품사용료가 우발채무에 포함된다.

채무금액과 채권자가 확정된 정식채무가 아니어서 재무제표에 부채로 기록되지 않고 별도로 기재된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의 차입금 부담에다 우발채무까지 더할 경우 실제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대우건설은 채무보증(5569억7900만원), 금융회사와의 약정(9479억704만원), 소송(전체 피고 예상부담액 총 5678억9400만원)을 비롯한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다.

우선 대우건설(연결재무제표 기준)은 시행사 차입금과 관련해 8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총 5569억7900만원의 지급보증액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대우건설이 제공하는 지급보증 한도액 5683억7900만원 중 98%로 사실상 한도치에 근접했다. 작년 4분기 5397억4900만원에 비해서는 3%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시행사는 신용등급이 높은 시공사의 지급보증이 있어야 금융기관에서 PF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주(돈을 빌려준 사람)는 시행사 자체의 신용위험 뿐만 아니라 사업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기한이익 상실사유에 포함한다. 또한 사유발생시 시공사가 시행사의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이나 채무인수를 제공하도록 요구한다.

시행사의 자본구조가 열악할 경우 시공사에 리스크가 집중되는 원인이 된다. 대우건설이 보증하고 있는 시행사 차입금 중 연내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은 총 6개다. 대우건설이 이들 사업에 제공한 채무보증금액은 총 4558억원으로 총 지급보증액의 81%가 넘는다.

또한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말 현재 조합사업비 대출과 관련해 4676억1700만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보증한도 7162억원 중 65%를 차지하는 액수다. 작년 같은 기간의 3909억6800만원에 비해서는 19.6% 증가했다.

대우건설이 PF 사업과 조합사업비 대출로 제공하는 보증액을 합하면 1조127억원이다. 이는 올해 1분기 기준 회사 총 자본의 43%에 이르는 규모다. 이밖에 대우건설이 발주처에 계약이행, 분양보증 및 하자보증을 위해 제공하는 이행보증(8조5629억5300만원), 기타 채무인수약정까지 합치면 실제 부담은 더 높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금융회사와 맺은 약정규모가 약 9479억704만원이다. 한국산업은행, KB국민은행 등과는 약정한도액 2억720만달러(약 2476억4544만원)의 신용장개설 약정을 체결해놓은 상태다. 한국산업은행 등과는 2722억100만원을 한도로 단기회전대출 약정을 맺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등과는 4281억2400만원을 한도로 수출이행자금대출 및 상생협력대출 약정을 맺고 있다.

대우건설을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도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우건설이 피소된 소송 건수는 10건, 총 소송가액은 5678억9400만원이다. 이 금액은 대우건설을 비롯한 전체 피고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다. 작년 4분기에는 총 소송가액이 4872억2100만원이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기보고서에 명기한 내용 외에도 많은 기업과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과정에서 피소된 소송, 제기한 소송, 분쟁 및 규제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공시된 자료 외 소송 건은 내부자료라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발채무가 이처럼 늘어난 반면 대우건설의 차입금 부담은 높아진 상태다. 대우건설의 올해 1분기 총차입금은 2조8891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35% 늘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은 전년대비 17% 증가했다.

순차입금 비율(순차입금이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4분기 62%에서 올해 1분기 71%로 상승했다. 1년 내 만기인 단기성 차입금(단기차입금 및 유동성 장기부채)은 올해 1분기 말 1조7109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12% 증가했다. 

이자부담 능력도 악화됐다. 대우건설의 올해 1분기 이자보상배율은 3.14로 작년 1분기(7.26)의 절반을 밑돈다. 금융원가 합계는 전년대비 2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6% 감소한 결과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낮아진 것은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이 자본 및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높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지급보증 외에도 책임준공, 책임임차를 비롯한 채무보증 이외의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있다"며 "자본 및 현금창출력보다 차입 및 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대우건설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높은 것에 비해 부채비율, 총차입금 및 PF 우발채무를 비롯한 재무부담이 크다"며 "회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미분양이 발생했을 때 회사로 손실이 넘어갈 위험이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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