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나부터 막말 정치를 삼가겠다’고 선언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야당을 향한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피하는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해 나 원내대표를 자극하지 않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첫 원내회의에서 “낙인찍는 정치, 막말 정치는 나부터 삼가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그는 취임 후 2주 남짓한 시간이 지나도록 야권을 향한 도발적 발언을 삼가며 약속을 지키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5.22 leehs@newspim.com |
특히 나 원내대표 개인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나 원내대표가 ‘달창’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 오히려 난감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을지로위원회 민생대장정 후 기자들이 나 원내대표 발언과 관련, “협상해야 하는데 대답하는 게 참 난처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기자들이 재차 대답을 촉구하자 그는 “생각이 없진 않으나 신중해야 할 때가 있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며 화제를 돌렸다. 이해찬 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나 원내대표를 겨냥한 십자포화를 퍼부을 때도 그는 ‘나홀로 신중모드’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투트랙 전략’을 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은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 한국당을 압박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부드러운 제스처로 대화 창구를 열어놓는다는 의미다.
민주당으로서는 국회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당이 한 달 가까이 장외투쟁을 벌이면서 현재 국회는 ‘올스톱’된 상태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뿐만 아니라 민생 법안 처리도 모두 발이 묶여 있다.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할 때까지 민주당의 이 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호프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9.05.20 |
이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뿐 아니라 한국당에 대해서도 자극을 피하고 있다. 최근 한국당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야당’으로 에둘러 표현한 발언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는 지난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경계를 넘어서면 국민을 위해 동행할 수 있는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을 위해 더 많은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자”며 “역지사지 자세로 야당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 야당의 진심을 경청하겠다”고 피력했다.
한 민주당 원내대표단 소속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이 원내대표가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며 “한국당과의 대립 관계를 풀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를 최대한 존중해주려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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