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기술 경쟁력'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탑3'에 들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선도업체인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에서 '기술 탈취'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27일 열린 SK이노베이션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이 ‘행복한 미래를 위한 독한 혁신’이라는 제목의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김준 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넘버3(NO.3) 포지션까지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가능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기술 경쟁력을 꼽았다. 김 사장은 "세계 최초로 차세대 배터리 핵심 기술인 'NCM9½½'을 조기 상용화할 것"이라며 "양극재 내 니켈 비중을 90% 수준까지 올리는 기술 개발이 거의 끝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개발 완료해 오는 2021~22년부터 상업 적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잡고 있다"고 부연했다.
NCM9½½은 배터리 양극재 내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9:0.5:0.5인 배터리로, 대부분의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 NCM622(니켈:코발트:망간=6:2:2) 대비 니켈 비중을 늘려 에너지 밀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NCM9½½은 에너지 밀도가 최소 670Wh/ℓ 이상으로, 1회 충전으로 500㎞ 이상을 달릴 수 있어 사실상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로 손꼽힌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2년과 2016년에 NCM622와 NCM811을 개발, 각각 2014년과 2018년에 업계 최초로 상업 적용한 바 있다. 특히 NCM811 개발을 놓고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고 LG화학과 신경전을 벌인 끝에 먼저 양산에 성공했다. 다만 시장에서 주행거리 500km 이상인 NCM811에 대한 니즈가 많지 않아 NCM111이나 523, 622 등과 섞어 에너지 밀도를 맞춰가고 있는 중이다.
이날 김 사장의 배터리 사업 계획 발표는 현재 기술 탈취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는 LG화학을 다소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이 핵심 인력을 의도적으로 채용, 주요 기술을 유출해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활용했다고 LG화학이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대한 기술력을 자랑하며 자신감을 내보인 셈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25년 글로벌 'TOP3'에 진입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기술리더십"이라며 "이를 통해 경쟁사와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업계 후발주자에서 선도업체로 껑충 뛰어오르겠다는 얘기다.
특히 김 사장은 현재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중국, 헝가리,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금까지 발표한 글로벌 공장 건설 계획이 모두 마무리되면 약 50GWh의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하게 된다(중국 2공장 제외).
김 사장은 "2025년쯤엔 글로벌 생산능력(캐파)을 100GWh 정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캐파 100GWh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2025년 기준 수주잔고 700GWh 정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수주잔량은 430GWh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사진=유수진 기자] |
다만 김 사장은 LG화학과의 소송에 대해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김 사장은 해당 질문에 "오늘은 성장전략과 관련된 부분을 이야기하는 자리기 때문에 관심이 많은 부분이란 걸 알지만 답변이 어렵다는 걸 양해해 달라"면서 "잘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문제와 관련해 구성원들이 동요되거나 하지 않고 잘 따라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고객사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잘 대응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배터리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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