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집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교제했던 여성 30여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모 제약회사 대표 아들 이모(34)씨가 법원장·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 2명을 포함해 8명의 변호사를 변호인단으로 구성했다.
지난 2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안은진 판사는 성폭력특별법상 비동의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당시 재판에서 이씨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씨는 피해자 중 1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서울동부지법 /뉴스핌DB |
이씨는 재판을 위해 검사장·법원장 출신 변호사 2명과 검사 출신 변호사 1명을 포함해 대형로펌 변호사 8명을 변호인단으로 선임했다. 이 중 1명인 박모 변호사는 2008년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을, 다음 해에는 광주지검·수원지검 검사장을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검사장 출신인 안모 변호사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북부지검 검사장으로 근무했다.
이씨는 법원장 출신 전관 변호사도 선임했다. 이씨가 선임한 여모 변호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그는 의정부지방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출신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수원지검 안산지청 검사 출신인 박모 변호사도 이씨의 변호인단으로 선임됐다.
이씨는 시계, 전등, 화장실 등 자신의 집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당시 교제하던 여성들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경기도에 본사가 있는 한 비상장 중소 제약회사 대표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범행은 그의 전 여자친구인 A씨가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3월 이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고, 이씨의 노트북 등을 압수수색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 수백건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부장판사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에 대한 2차 공판은 다음달 24일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진행된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