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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산불회의에 차관 6명 '전원 불참'…나경원 "문대통령이 정쟁 지휘"

기사등록 : 2019-05-2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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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강원산불회의'에 차관들 참석 無
"청와대, 여당이 못 오게 막아"
국회 정상화·추경 논의 더 꽉 막힐듯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이 뿔났다. 당에서 마련한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던 부처 차관들이 단 한 명도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이들의 불참을 지시했다고 보고 강하게 비판했다. 게다가 재해 추경만이라도 논의하겠다던 한국당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추경 논의 자체가 불가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국회 정상화에 또 다른 암초가 생겼다.

한국당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를 열었다. 지난 23일 당 지도부가 강원도 고성을 방문해 이재민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각 부처에 전달해 조치를 촉구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관권선거 의혹 대책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5.29 kilroy023@newspim.com

하지만 이날 회의 참석하기로 했던 한전 사업총괄 부사장을 비롯해 문화체육부·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중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정부에서 짜놓은 추경 예산에는 피해 주민에게 직접 지원하는 예산이 한 푼도 없다. 그동안 주거 복구비용 1300만원 받아가라는 것이 고작"이라면서 "피해 주민들은 보금자리를 만들지도 못하고 일터로도 돌아갈 수 없어 절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절절하게 전하고 제대로 된 보상 대책을 만들어보기 위해 오늘 차관들과 실무적으로 논의하자고 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청와대와 민주당이 차관들에게 불출석하라고 지시했고 한전 측도 오늘 불참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야당을 무시하고 국회 정상화 될 때까지 꼼짝도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공무원이 국민의 공복(公僕)이냐 정권의 공복인가. 문복(文僕)아니냐"면서 "공무원으로 하여금 정권의 이익 계산기를 두드려서 출석을 시키지 않는 것이 이 정권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야 될 일을 막아내면서 국회 정상화를 운운하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야당을 국정 파트너가 아니라 궤멸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면서 "비정상 국회, 반민주 국회를 계속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안그래도 꽉 막혀있던 국회 정상화가 이번 일을 계기로 한층 더 어려운 상황이 될 전망이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호프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9.05.20

나 원내대표에게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까지 정쟁으로 삼는다고 비판했다'고 전하자 그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금 이 모든 정쟁을 사실상 총 지휘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결국 외교 무능 등으로 체면을 손상한데 대해 야당을 몰아서는 것에 앞장서고 있다. 과연 이것이 대한민국 국격에 무슨 도움이 될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회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오늘 일 보고 판단하라. 진짜 오늘은 너무 섭섭하다"면서 "차관들을 불러 주민들에게 들은 것, 부처가 챙기지 않은 것 등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겠다고 회의를 하려고 하는데 국회 정상화 압박하려고 공무원을 안보내냐"고 비판했다.

추경 논의 역시 더 어려워졌다. 이날부로 임기가 마무리되는 황영철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오늘은 국회 정상화가 요원한 상태에서 '그래도 국가가 뭔가 해주겠지' 하는 바람으로 기다리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은 해야겠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라면서 "이 자리에 관련 차관들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사안을 보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어 "(정부여당이) 절박함, 진정성을 모두 걷어찼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부여당의 이런 태도로는 더 이상 추경 예산을 (논의)하기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온건파였던 저 역시도 진정성 있게 (추경 논의를) 같이 할 생각을 버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고성=뉴스핌] 이형석 기자 = 고성 산불이 발생한지 20일이 지난 2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천진초등학교에서 이재민들이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천진초등학교 대피소에서는 16가구의 이재민이 거주하고 있다. 2019.04.24 leehs@newspim.com

한편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을 지역구로 둔 이양수 의원은 "피해 주민들이 전 부처에 공통적으로 발화원인인 한전에 대해 정부가 먼저 보상하고 한전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건의했다"면서 "또 추경보다 절차가 빠른 예비비를 우선 사용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지원금 6300만원으로는 주택을 짓지 못하니 불탄 주택 건축비를 추가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구한다"면서 "더불어 중소 상공인 지원이 2500만원이 전부인 상황인데 긴급 경영안전자금을 지원해달라"면서 피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 의원은 "피해 주민 대표들이 저에게 차관들에게 전해달라고 하는 절절한 사연과 건의사항을 가져왔는데 모두 무용지물이 되게 생겼다"면서 "국회 정상화는 최후의 1인이 될 때까지 남아서 거부하고 추경도 반드시 통과되지 않도록 막겠다"고 강조했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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