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 보고 시각·횟수 등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80)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검찰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권희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 등의 결심 공판에서 함께 기소된 김장수(71)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징역 2년6개월, 김관진(70) 전 국가안보실장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세월호 보고 조작’ 의혹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4.09 pangbin@newspim.com |
이날 검찰은 “피고인들은 세월호 사고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실시간 보고한 것처럼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하고 행사했다”며 “청와대 잘못을 숨기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한 것으로 조작해 국민들을 속인 대국민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이런 행위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에게 보고한 것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둔갑시키고 법적 책임을 피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에는 “피고인들은 국민을 기만하고 전 정부 무능함을 은폐하기 위해 저지른 범행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들에게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최후변론에서 “저도 누구못지 않은 애국심으로 45년 이상 성실하게 공직에 종사. 저는 결코 국민 기만할 의사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국회 대비 예상 답변서 준비-서면 질의 답변서 준비할 때에도 문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작성을 시킨 적이 결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에 관해서는 저로서는 심히 억울하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김관진 전 실장은 “검찰은 변개해서 컨트롤 아니라 할 근거로 사용하려 했다고 주장하지만, 위기관리를 상위법 일치시키고 명확한 용어 사용해 또다른 재난에 대비하려고 했다”며 “부임 당시 국민적 분노와 문제점이 다 드러나서 책임모면을 위한 조작은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일은 7월 25일 오후 2시이다.
앞서 김 전 실장 등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각 및 횟수를 조작해 국회 서면질의답변서 등에 기재한 후 국회에 제출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3월 기소됐다.
지난 2014년 세월호 국조특위 당시 청와대가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는 ‘비서실에서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 유·무선 보고해 대통령이 대면보고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검찰은 비서실의 계속된 보고가 없었고, 실제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사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김 전 실장은 “답변서는 제가 아닌 행정관이 작성한 것”이라며 “유선 보고는 없었지만 여러 자료들을 종합해 작성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것 같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김 전 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보수단체 지원금을 강요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았다. 현재 두 사건은 모두 대법원 심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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