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북중정상회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외형적으로는 북중수교 70주년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이뤄진 것이지만 실제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 중에서도 북미 간 양자구도의 비핵화 협상이 다자체제로 전환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20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기념촬영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2019.06.21.photo@newspim.com |
◆전 美 6자회담 대표 "시진핑, 비핵화 협상 '다자체제' 美에 제안할 듯"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0일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돕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중국과 소통·협력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발언에 근거 일각에서는 사실상 시 주석이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중국의 개입을 공개적으로 천명하지는 않았지만 오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은 비핵화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면서 "비핵화 협상의 다자체제를 (미국에)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힐 차관보는 그러면서 "중국은 비핵화 과정에서 역할을 찾고 있을 것"이라며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이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블룸버그] |
◆대북 전문가 "북미 모두 양자협상 원해…평화체제 논의 때 中 역할 필요"
반면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의 '개입' 시점은 평화체제 구축이 논의될 때가 돼야 가능한 것이라며, 직접적인 개입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영향력은 행사할 수 있으나, 개입을 공식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비핵화 협상을 두고 북미가 양자 구도를 선호하고 있고, 이 때문에 미국이 다자구도 체제로의 전환을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관측을 내놨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과거 다자체제인 6자회담(남·북·미·러·중·일)은 중국이 주도권을 잡고했던 것"이라며 "미국이 그러한 다자체제로의 회귀를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시 주석이 말한 '안보우려' 발언은 평화협정 과정으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중국의 위치와 역할을 찾겠다는 것"이라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세부적이 절차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도 "북한은 핵협상에 있어서 일관되게 북미 간 양자를 강조해 왔다"며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이 들어오는 다자회담 구상에 쉽게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다만 중국 입장에서는 (북미 간 협상에) 들어가고 싶어 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 퇴짜를 놓으면 상황이 곤란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결국 (참여 의사는)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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