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일본이 한국의 세계 1위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겨냥한 경제 보복에 들어간 가운데, 청와대가 2일 내부 회의를 열고 대응수위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까지 "일본의 경제 보복 사안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가 대응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특히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 규제를 오는 4일부터 적용키로 한 것과 관련, 청와대는 경제보복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직접 대응할 경우 양국 정상이 개입하는 양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정부는 이미 일본의 보복 방침을 알고 있었고 대응하고 있었다"며 "다만 한일관계를 생각해서 청와대가 (직접)대응하는 것은 좀 '로우키(low-key, 억제된) 모드'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날 오전 참모진 회의를 열고 일본의 경제 보복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이 향후 전략물자의 수출 물자를 간소화해주는 이른바 '화이트 국가'의 명단에서 한국을 빼기로 하고, 내달 1일까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들어가는 등 경제보복 조치가 확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서둘러 적극적인 대응조치를 내놓을 방침이다.
청와대는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양국간 갈등이 경제를 넘어 사회·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일본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독점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공급을 중단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일본 정부는 보복 조치의 이유에 대해 "양국 간 신뢰 관계가 현저하게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양국 관계 신뢰가 깨진 것이 이번 보복의 이유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 논리에 경제를 이용하는 일본의 행태에 반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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