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윤혜원 기자 =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일 총파업에 나선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와 전국교육공무직본부(교육공무본부) 서울지부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 사전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5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정규직화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음에도 정부와 교육청은 무책임으로 일관해 우리는 파업에 나섰다"며 "차별과 상처가 일상화한 학교를 평등한 학교로 만들기 위해 사상 첫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총 파업에 돌입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육청 앞에서 집회을 열고 있다. 2019.07.03 leehs@newspim.com |
이어 "정부와 교육청은 (총파업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그들이 말하는 대책은 무엇이며, 정규직의 비정규직화와 처우 개선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본질적 대책은 사라지고 빵과 우유 제공, 도시락 지참이라는 대책을 내놓은 정부와 교육청에게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의사도 없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소리는 현대판 신분제인 비정규직을 없애고 노동자 존엄을 찾기 위한 근본적 요구"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교육의 주체임을 두 번 다시 망각하지 못하게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영금 교육공무본부 서울지부장은 "'비정규직 종합백화점' 학교에는 기간제, 간접고용, 특수고용, 무기계약직 등 수많은 비정규들이 있다"며 "정부의 무책임 속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기본급이 똑같고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 이번 총파업을 통해 학교를 바로 세워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선 학비노조 서울지부장은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화재에서 학생들을 구한 비정규직 교사들은 식사, 수면도 못하면서 후유증을 홀로 감당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들이 이번 일을 세상이 알린 건 더 이상 학교 현장에서 하라는 대로 묵묵히 일해선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총파업으로 교육청의 태도 전환을 이끌어내자"고 역설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총 파업에 돌입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육청 앞에서 집회을 열고 있다. 2019.07.03 leehs@newspim.com |
집회 이후 참가자들은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개최가 예정된 광화문광장으로 거리행진을 벌였다.
분홍색 조끼를 입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과 연두색 조끼를 입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소속 집회 참가자들로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두 개 차선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철폐하자' 등 구호와 함성을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이들의 손에는 '비정규직 철폐', '퇴직금 DB 전환'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행진 도중 일부 참가자와 경찰 간 마찰도 발생했다. 신호 문제로 경찰이 행진 대열을 끊자 노조 관계자는 "우리가 정당하게 신고하고 행진하는 것인데 왜 끊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시민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행진 대열을 지켜보며 이번 파업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이었다. '힘내라'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시민들이 있는 반면, '또 파업이냐'며 호통을 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정승균(34) 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존을 위해 파업을 볼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며 "이번 파업으로 아이들이 밥도 못 먹는다고 하는데, 아무쪼록 잘 협의돼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와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 일대에 96개 중대 경력 80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거리행진으로 인해 일부 구간의 교통도 통제했다.
hw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