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김승현 기자 = 국가정보원·통일부는 12일 '정부가 20여명의 탈북민을 항공편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 시켰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사실 확인 대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부 내용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며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 매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1일 오전 20여명의 탈북민이 대한항공 비행기를 이용해 태국을 출발, 한국으로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입국 후 관계기관의 인솔에 따라 탈북 경위 등을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2016년 4월7일 북한 해외식당서 집단 탈출한 여종업원 12명이 국내에 입국한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통일부] |
국정원 관계자는 탈북자 입국 여부, 20여명인지에 대해 즉답을 피하는 대신 "사실과 많이 다르다"며 말을 아꼈다.
아울러 통일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다만 기존에 알려진 내용은 틀린 부분이 있다"며 국정원과 같은 설명을 했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탈북민 입국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탈북민의 신변 안전, 관련국과의 외교 문제 등을 감안해 확인해주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정부가 공식 확인해준 집단 탈북은 2016년 북한 식당 여종업원 건 외에 없는 것인가'라는 이어지는 질문에 "탈북민의 신변 안전을 고려해 확인해 드리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반복하며 "다만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탈북민의 신변 안전을 언급했다는 측면에서 탈북자 입국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청사 내부 [사진=뉴스핌 DB] |
김 부대변인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정원과 통일부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공통된 입장은 '탈북 사실 자체는 맞다'는 해석이 가능해보인다. '그런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회 정보위 고위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탈북민)이 들어온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아직 국회 정보위에 정확하게 탈북 경위에 대한 보고가 없었지만 여러 루트를 통해 알아보니 들어온 것은 맞다"고 전했다.
한편 20여명 탈북 보도가 사실일 경우, 박근혜 정부 시절 '북한 식당 여종업원 탈북' 이후 집단 탈북 사건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4월8일 중국 닝보에 있는 북한의 류경식당에서 남자 지배인 1명, 여자 종업원 12명 등 총 13명이 집단 탈북했다. 이를 두고 현재까지 '기획 탈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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