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경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투자용 부동산이나 중소형 아파트에는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경제상황이 안 좋아 전체 부동산시장에 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예금금리보다 수익성이 높은 수익형부동산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이나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부동산은 사용공간보다 투자재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출 의존도도 높아져 부동산시장의 금리 민감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는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준다"며 "이로 인해 거래가 늘어나면서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은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신혼부부를 비롯한 실수요자들도 대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들이 원하는)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 위원은 거시경제 불안과 정부의 부동산 추가규제가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무역보복,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국인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등 거시경제 불안 요인이 있다"며 "정부가 특정지역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추가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금리인하가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은 "부동산시장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정도 오르거나 내린다고 해서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며 "부동산가격이 많이 오르는 시기는 저금리가 아니라 오히려 금리가 오를 때"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좋다면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도 따라 오르게 되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대출규제도 심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져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하락 여파로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기준금리 하락으로 예금이자도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월세가 나오는 상가나 꼬마빌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공실 위험이 있어서 아무 상가에나 투자자가 들어오는 것은 아니고 인기있는 도심, 강남 지역에만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도심, 강남의 우량상권에 4% 이상 수익을 내는 알짜 상가·꼬마빌딩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다만 국민적으로 투자 붐(유행)이 일어날 정도는 아니고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p) 전격 인하했다. 시장 일각에선 경기 상황에 따라 한국은행이 오는 11월 말 금리를 0.25%p 더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