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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한일 연쇄방문 볼턴, 중재 역할은 한정적일 것"

기사등록 : 2019-07-2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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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23~24일 방한…정의용·강경화·정경두 잇딴 면담
조진구 "美 보호무역주의, 한일 중재 원론적 수준일것"
문성묵 "한일 중재, 지소미아 재연장 선에서 그칠수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오는 23~24일 한국을 방문한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이 심화되는 속에서 이뤄지는 전격적인 방한이라 외교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미국의 중재를 공식화하는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하지만 대다수 외교 전문가들은 섣부른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일관계에 대한 '볼턴의 메시지'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볼턴, 日 거쳐 23~24일 방한…정의용·강경화·정경두 잇따라 면담

22일 청와대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23일부터 1박2일간 서울에 머문다. 그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만남이 있다면 말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볼턴 보좌관은 방한에 앞서 일본도 들른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그는 22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 국장과 만났다.

볼턴 보좌관이 야치 국장과 나눈 얘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폭넓은 화제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만 말했다.

그는 23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까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 등도 만날 예정이다.

볼턴 보좌관이 한일 연쇄 방문을 통해 어떤 의제에 더욱 힘을 실을지는 미지수다. 세부적으로 △한일 갈등 △호르무즈 해협 파병·지원 △북한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조진구 "보호무역주의 美, 한일 중재는 원론적 수준일 것"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가도에 동력을 확보하려 하는 만큼,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외교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중에서도 안보 분야는 동북아에서의 헤게모니(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한미일 동맹 강화를 꾀하기 위한 물밑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기는 여의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볼턴 보좌관은 한일 중재를 위해서만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는 게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자신도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치는데 '중재 묘수'를 낼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지금은 볼턴 보좌관이 미국의 중재나 개입에 관한 특별한 의견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차분하고 냉정하게 한일 간 협의를 통해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의견만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조 교수는 또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고 있는) 북미 실무협상에 대한 얘기도 있을 것이고, 호르무츠 해협 지원 문제도 언급될 것"이라며 "안보 차원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연장에 대한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3대 한미연합훈련 중 하나인 독수리 훈련이 이뤄지는 모습. 지난 3월 한미 양국은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패트릭 샤나한 미국 국방장관 대행 간 전화통화를 통해 키 리졸브 연습, 독수리훈련, 을지프리엄가디언 연습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의 종료를 결정했다. 대신 새로운 형태의 연합연습 및 훈련들로 대체돼 연중 실시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문성묵 "한일 중재, 지소미아 재연장 선에서 그칠 듯"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향후 우리와 함께 일할 것을 요청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감시연합 구성 동참을 촉구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며 "때문에 볼턴 보좌관은 호르무즈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관측했다.

문 센터장은 또 "한일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안보분야 관점에서 지소미아 파기를 막으려 할 것"이라며 "이를 한일 간 중재라고 볼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만 한일 간 근본적인 문제인 강제징용, 수출 규제 등은 미국이 '감 놔라, 배 놔라'할 수 없는 것"이라며 "직접적인 중재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예상했다.

문 센터장은 "볼턴 보좌관은 방한 시 한미연합연습 실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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