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저금리의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저공 비행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여지가 높고, 주요국에 확산된 통화완화 정책 역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일부 시장 전문가들이 미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궁극적으로 0%까지 하락하거나 ‘서브 제로’에 진입,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포트폴리오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소시에테 제네랄의 소피 휜 멀티 애셋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에서 지구촌 경제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재연하고 있고, 이는 자산시장의 커다란 리스크라고 주장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이른바 ‘서브 제로’ 채권 물량이 13조달러까지 늘어났고, 선진국의 일드커브가 무너지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각국 중앙은행 정책자들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QE)에도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선진국의 소위 ‘재패니피케이션(Japanification, 일본화)’에 따른 자산시장 리스크가 이미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을 때 엔화가 과거만큼 포트폴리오를 보호하지 못했던 것도 실질금리와 명목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을 향해 가라앉은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무역 마찰과 시기를 예측하기 힘든 경기 침체 가능성에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장기 투자에 집중하는 기관들을 중심으로 매입할 자산을 확보하는 데 곤욕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고수익률에 목 마른 투자자들은 점점 더 리스크가 높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으로 몰려들고 있다.
거시경제와 통화정책의 구조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소시에테 제네랄은 신흥국 주식의 투자 매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규모와 펀더멘털을 갖춘 신흥국의 성숙한 자산시장이 리스크와 수익률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법이라는 얘기다.
특히 소재와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보다 금융과 IT 산업의 경쟁력을 갖춘 시장이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무역 마찰 속에 소비 중심의 성장을 꾀하는 중국의 경제 개혁이 결실을 거둘 경우 일본의 전철을 밟는 선진국에 대한 신흥국의 자산시장에 탈동조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소시에테 제네랄은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금의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연준의 통화완화 및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에 따른 달러화 약세 흐름과 안전자산 수요가 맞물려 금값이 상승 모멘텀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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