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고향인 야마구치(山口)현이 ‘제2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길러내겠다고 나섰다.
19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야마구치현 하기(萩)시는 미국의 하버드대학 등 세계 대학 순위 50위 내의 유명 대학에 진학하는 시내 고등학생에게 1인당 총액 550만엔(약 6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토 히로부미가 공부했던 쇼카손주쿠(松下村塾). 야마구치현 하기시 소재.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일본의 막부 말 조슈번(長州藩)의 명으로 영국에 밀항해 서양 문명을 배워온 뒤 일본의 근대화에 공헌했던 이토 히로부미와 이노우에 가오루(井上馨) 등 ‘조슈 5걸’과 같이, 레이와(令和) 시대에 세계에서 활약하는 청년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조슈번은 야마구치현의 옛 이름이며 ‘하기번(萩藩)’ ‘야마구치번(山口藩)’이라고도 한다. 일본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이토 히로부미를 길러 낸 곳이며, 아베 총리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곳이다.
아베 총리는 도쿄에서 태어났지만, 1993년 제40회 일본 중의원 선거 때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郎)의 지역구(야마구치현 제1구)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13일 야마구치현 나가토(長門)시에 있는 아베 신타로의 묘소를 방문한 아베 신조 총리. 2019.08.13 |
장학금의 변제 의무는 없고,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졸업 후 시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시 교육정책과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도 550만엔이라는 금액은 큰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금 대상은 하기 시내와 시에 인접한 아부(阿武)초(町)에 있는 고등학교에 3년간 재적하고, 시내에 살면서 졸업한 학생이다. 입학 연도의 4월 1일 시점에서 20세 이하인 것이 조건으로 2년 재수까지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장학금을 원하는 학생은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등 장래 계획에 대해 소논문을 제출하면 된다. 장학금은 입학금 30만엔에 더해 수업료와 생활비로 연간 130만엔을 최장 4년간 지급한다.
시는 2019년 예산에서 이미 필요 경비를 확보했으며, 대상자가 선발되면 내년부터 장학금 지급을 개시할 예정이다.
대상 대학은 영국의 고등교육전문지 등이 발표하는 3종류의 대학 랭킹 상위 50개교로서, 하버드대 외에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중국의 칭화(清華)대학, 일본의 도쿄(東京)대학, 교토(京都)대학 등이다.
하기시 측은 “시내의 어린 학생들이 조슈 5걸과 같이 높은 뜻을 품고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며 장학금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2013년 쇼카손주쿠를 방문한 아베 신조 총리(왼쪽에서 두번째).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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