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침체 공포 속에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기피 움직임이 확산, 정크본드 스프레드가 약 3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이와 함께 투기등급 회사채의 디폴트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신용시장의 적신호가 두드러진다.
무거운 표정의 월가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0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 국채 수익률 대비 BB 등급 회사채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8%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2016년 11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스프레드 상승은 CCC와 그 밖에 투기등급 전반에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회사채 이자를 제 때 지급하지 못하거나 실적이 악화된 기업의 회사채 가격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휴스톤 소재 석유 업체 EP 에너지는 회사채 이자 지급을 늦춘다고 발표한 데 딸 최근 회사채 가격이 액면가 1달러 당 66센트에서 48센트로 급락했고, 경쟁 업체 퍼시픽 드릴링은 2분기 7360억달러의 적자를 낸 데 따라 회사채 가격이 98센트 내외에서 90센트로 떨어졌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CCC 등급의 약국 체인 라이트 에이드 코프와 같은 신용등급의 애완 용품 업체 펫스마트 등 투기등급 회사채가 도미노 하락을 연출하고 있다.
루미스 세이레스 앤 코의 매튜 이건 채권 펀드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경기 전망이 악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고 있다”며 “이와 함께 기업 이익 감소 역시 회사채 시장의 악재”라고 설명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힘입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이 순항하는 반면 하이일드 본드의 발행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디폴트 상승과 맞물려 신용시장의 한파를 예고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투기등급 회사채 디폴트가 360억달러에 달했다.
실물경기가 악화될 경우 연간 디폴트 규모가 지난 2016년 기록한 439억달러를 웃돌면서 11년 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경기 침체 리스크로 인한 국제 유가 하락에 에너지 섹터의 디폴트가 크게 늘어났고,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3분기 S&P500 기업의 이익 전망을 크게 떨어뜨린 한편 연간 기준으로 이익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업 수익성 악화는 회사채 디폴트 위험을 한층 더 높이는 요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크본드의 스프레드와 디폴트율이 과거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최근 상황에 커다란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맥스 고크먼 자산 배분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하이일드 본드 시장의 움직임은 통상 경기 침체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며 “공격적인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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