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의 시선이 온통 23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에 집중된 가운데 정책자들이 매파 의견을 쏟아내 주목된다.
고용을 포함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지난달에 이어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9월부터 연말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인하와 함께 제로금리 정책 복귀를 점치는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과 크게 엇갈리는 발언에 금융시장은 경계감을 드러냈다.
21일(현지시각)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투자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연방기금 금리가 중립 수준이고, 더 이상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립금리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현지 연방기금 금리가 중립 수준이라고 생각된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앞서 현 수준에서 경제 지표와 실물경기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결정 권한을 갖지 않은 그는 “고용 시장이 탄탄하고, 인플레이션 역시 느리지만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추가적인 경기 부양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 시티 연은 총재도 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실물경기 하강 기류가 추가로 확인되기 전까지 통화정책 측면의 부양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하도 불필요한 결정이었다는 의견이다.
그는 “7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지만 반드시 필요한 결정이 아니었다”며 “실업률이 약 50년래 최저 수준이고, 임금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역시 정책자들의 목표 수준에서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무역 마찰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됐다”며 “하지만 이에 따른 실물경기 충격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는가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은 총재도 추가 금리인상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추가로 강행했다가는 실제 경기가 악화될 때 오히려 커다란 리스크를 불러올 것”이라며 “주요국 경제가 일제히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과 영국 등 각국 정책자들의 공조 없이 경기를 살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월가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전날 보고서에서 정책자들이 9월부터 연말까지 FOMC에서 매번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와 모간 스탠리는 제로 금리 정책의 부활을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일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8월 제조업 지수가 10년래 처음으로 위축된 가운데 그는 트윗을 통해 연준이 금리를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올린 뒤 인하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트윗에서 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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