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무역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은 예측불허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이 지칠 때까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2일(현지시각) 전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맥스 보커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민족주의가 확산되면서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세력이 힘을 얻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무역 담판을 가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주중 미국대사를 지냈던 보커스는 “중국인들은 역사적으로 인내심이 대단한 민족으로, 아마 끝까지 기다릴 것이며 다양한 수단을 모두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버티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굴복하고) 자신들에게 다가오길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서 민족주의 바람이 거세지는 분위기인데,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에 힘을 실어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더 오래 버틸 수 있다는 것이 중국 현지 분위기라고 전한 보커스는 “중국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끝나길 기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 경제가 현재 보여지는 것보다 더 나쁜 수준이며, 미국 농민들도 관세 피해를 입는 등 무역 전쟁에서 미국이 더 취약한 입지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 마음을 자꾸 바꾸는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기가 어려우며, 중국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데, 지속 가능성이 없고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더 예측 가능하고 불확실성이 적은 (트럼프가 아닌) 다른 행정부와 합의를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더 정상적인 협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2020년 11월 미국 대선이 예정된 만큼 중국이 대선까지 무역 협상을 끌고 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한편 유라시아그룹은 오는 10월 1일 중국의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중국 내정 간섭 시도에 대한 각별한 경계가 있을 것이며, 시 주석이 국경절 기념사를 통해 홍콩 및 대만 등에 관해 언급하면 시장 변동성이 더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