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경기 평택시 고덕신도시 내 들어서는 ′신혼희망타운′이 다시 한 번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지난 1월 첫 분양 후 미분양이 남아 실시한 추가 모집에서도 대규모 미달을 면치 못했다. 서울 출퇴근이 힘들어 수요가 적었던 데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뒤처졌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달 말 마감한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 추가모집 결과 242가구 모집에 152명 청약에 그쳤다.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 추가모집 접수현황 [자료=LH] |
133가구를 모집한 55㎡A형만 139명이 청약해 모집가구수를 넘겼다. 나머지 타입은 46㎡A형은 68가구 모집에 8명, 46㎡B형은 25가구 모집에 3명, 55㎡B형은 16가구 모집에 단 2명만 청약했다.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은 지난 1월 청약 결과 596가구 모집에 965명이 청약해 1.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 계약을 진행한 결과 부적격자와 계약 포기 물량을 더해 절반이 넘는 24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당시에도 전용 46A·B형은 모두 청약 미달을 기록한 바 있다. 55A형은 1월 분양 당시 400가구 모집에 두 배가 넘는 807명이 청약했지만 13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부적격자를 제외하더라도 당첨자와 예비당첨자들이 상당수 계약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서울 인접 지역에서 분양한 신혼희망타운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 분양 때 340가구 모집에 1만8209명이 몰려 5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7월 서울 양원지구에서 분양한 신혼희망타운도 269가구 모집에 5610명이 몰려 2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 위치도 [자료=LH] |
현지 부동산업계는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의 흥행 실패를 이 지역의 부동산 침체와 경쟁력에서 찾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평택시 아파트가격은 지난 1~8월 4.8% 떨어졌다. 지난 2017년 11월 100을 기준으로 하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8월 현재 86.9로 아파트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8월 기준 경기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역의 미분양도 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평택시 민간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총 2213가구에 이른다. 경기도 전체 미분양 가구(7821가구)의 3분의 1이 평택시에 몰려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459가구에 그쳐 대부분 신규 분양한 아파트에 미분양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가격 경쟁력도 뚜렷하지 않다. 신혼희망타운 55A형의 분양가는 2억3000만원대. 발코니 확장비와 옵션 등을 선택하면 2억4000만~2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평택에서 2억원대면 더 넓은 전용 84㎡ 아파트를 쉽게 구할 수 있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평택시에서 시세가 가장 높은 소사벌지구 우미린센트럴파크는 전용 84㎡ 매매시세가 3억1500만원이다.
여기에 신혼희망타운이 위치한 고덕신도시에 5만여 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라는 점도 악재다.
고덕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같은 가격대면 더 넓은 84㎡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데다 향후 가격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최대 50% 수익을 공유해야 한다"며 "경쟁률이 높은 서울과 달리 평택에서 신혼희망타운을 선택할 이유가 많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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