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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늘부터 서울서 방위비 협상…美 50억달러 요구안 절충 관건

기사등록 : 2019-09-2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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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외교당국 11차 SMA 첫 회의 개최…정상회담서도 논의
장원삼-제임스 드하트 수석대표로 참석…韓 후임 정은보 유력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내년 주한미군 주둔비 중 한국이 분담할 몫을 정하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첫 회의가 24~25일 서울에서 열린다. 미국 측은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봉에 서서 대폭 증액을 요구해온 만큼 이번에도 인상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 간 회의가 24~25일 간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평택=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6월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에서 유엔사·주한미군사령부 본청을 개관하고 취재진에게 공개하고 있다.

◆'부유한 나라' 한국서 가시적인 성과 원하는 트럼프

이번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직전 협상을 이끌었던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미국 측에서는 제임스 디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수석대표로 나선다.

장 대표는 11월께 미국 뉴욕 총영사로 부임할 예정이어서 한국 측 수석대표는 조만간 교체될 전망이다. 정부는 후임 인선을 마무리하지 않았으나 기획재정부 출신의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새 협상대표에 대한 인선 절차가 마무리 단계”라며 “차기 회의부터는 새 대표가 임명돼 협상을 총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방위비분담 협정 만료를 석 달 앞두고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대폭 증액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동맹국들의 부담 증가를 요구해왔고 지난달에도 트위터에서 한국을 ‘매우 부유한 나라’로 칭하며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을 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있고 한국과의 협상이 일본이나 독일 등 다른 동맹국과의 협상에서 본보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미 측 협상팀은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강화, 북미 대화 재개 외에도 방위비 분담금 관련 논의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의 한미 협의도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 가서명'이 진행된 지난 2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양국의 협상 수석대표인 장원삼(왼쪽)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2.10 kilroy023@newspim.com

◆정부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 인상만 가능"

미국 측은 주한미군의 직간접 주둔비용을 고려하면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이 50억달러(약 6조원) 수준이라며 올해 부담금인 1조 389억원의 5배가 넘는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분담금은 지난해 9602억원보다 8.2% 인상된 수치다.

미국이 요구하는 50억달러에는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과 주한미군 인건비 등이 총망라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협상에서도 전략자산 전개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인건비(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군수지원비(용역 및 물자지원) 등 3가지로 구성된 방위비분담금 항목에 ‘작전지원비’ 추가를 요구했다 철회했다.

미 측은 이번 협상에서도 작전지원비 항목 신설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며, 주한미군 인건비까지 한국이 일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전략자산 전개비용과 주한미군 인건비를 한국이 부담하는 것은 ‘주한미군 유지에 필요한 경비는 미국이 부담한다’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틀을 벗어난다는 논리로 대응할 전망이다.

정부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한국이 한미 동맹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점을 적극 강조할 예정이다.

제11차 협정의 유효기간을 어떻게 설정할지도 관심사다. 이달 4월 5일 발효한 현행 협정의 유효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한미는 그간 2~5년의 협정을 맺어왔으나 지난해 미 측은 미군의 해외 주둔 비용 분담 원칙을 새로 세워야 한다며 1년을 요구했다.

한국은 1991년부터 SOFA 제5조에 대한 특별협정을 미국과 맺어 미측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유지비용을 부분적으로 부담해왔다. 분담금은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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