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자금 열세를 극복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애경은 아시아나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데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애경그룹은 지난 21일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맺고 다음 달 7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 아시아나 인수전, '3파전 같은 2파전' 양상으로 흘러
이로써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애경그룹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과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 3파전으로 압축됐다. 다만 KCGI는 최종 입찰 참여를 두고 막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은 애경과 HDC현산의 '2파전'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달 10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측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HDC컨소시엄, 애경그룹, KCGI,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4곳을 선정한 바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
숏리스트 선정 시점에 애경그룹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인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업계에선 평가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AK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2013억원으로 지난해 말 5100억원 대비 유동성이 크게 악화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가격이 1조원 중반에서 많게는 2조원까지 추정되면서 애경그룹의 자금 조달 가능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따라서 재무적 투자자 및 외부 자금 조달은 필수 조건으로 여겨졌다.
◆ 애경, 자금조달 우려 해소하며 막강 인수후보로 떠올라
하지만 애경그룹이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며 이 같은 우려는 해소됐다. 오히려 적극적인 인수 의지와 항공사 운영 노하우가 장점으로 부상되며 지금은 막강한 인수 후보로 점쳐진다.
애경그룹은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은 우리나라 항공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 시장 개척자"라며 "애경그룹은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수많은 견제를 뚫고 2006년 취항한 제주항공을 13년 만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LCC로 성장시키며 항공산업 경영능력을 이미 검증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자회사 등을 포함해 160여 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며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상반기 각 사 여객통계를 기초로 시장 점유율은 국제선 45%, 국내선 48%로 국내 최대 항공그룹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항공여객점유율은 한진그룹(대한항공, 진에어)이 1위, 금호아시아나그룹(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2위, 애경그룹(제주항공)이 3위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애경그룹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에 한해 1위 그룹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애경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참여하는 HDC컨소시엄과 비교해서는 자금력이 한참 뒤진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5월 발표한 공시 대상 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HDC그룹은 자산 10조6070억원, 자기자본 4조7440억원, 매출 5조4570억원, 당기순이익 1조192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장영신 회장이 이끄는 애경그룹은 자산 5조1600억원, 자기자본 2조7220억원, 매출 4조5270억원, 당기순이익 3170억원을 기록했다.
공정위 발표 대기업집단 순위에서도 HDC그룹은 33위인 반면 애경그룹은 58위에 그친다. 컨소시엄 파트너 역시 자금적 측면에서 HDC그룹이 우위다. HDC그룹은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손잡은데 비해 애경그룹은 중견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때문에 애경 측은 항공사 경영 노하우를 경쟁력으로 앞세우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항공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 경영을 통해 축적한 운영 효율에 대한 노하우나 노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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