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으로 네 번째 재판을 받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양형 판단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5일 오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등 5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1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1차 공판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이날 공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출석했다. 2019.10.25 alwaysame@newspim.com |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법원에 출석했다. 지난해 2월 5일 항소심 선고 이후 627일 만이다. 그는 법정에 들어서며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게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이번 사건에 관해 대법원 판단을 대부분 존중한다"며 "파기환송 취지에 따른 양형 판단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사건은 삼성 뿐 아니라 여러 기업들과도 관련이 있다"며 "최근 판결이 확정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기록이나 피고인과 필요적 공범 관계인 최순실(개명 최서원) 씨·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기록을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에게 K스포츠재단을 통해 뇌물 70억원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특검은 "앞으로 입증할 핵심 내용은 삼성 승계 작업 과정에서의 부정청탁 부분이다"라며 "검찰에서 삼성바이오 관련 수사 중이고 승계 작업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추후 증거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에 변호인은 "부정한 청탁, 영재센터, 승마지원이 뇌물인지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재판 진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신속하게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에서 이 사건의 대부분 쟁점에 대해 유·무죄 판단이 내려진 상태"라며 "파기환송심인 이 재판부는 파기환송 판결에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에게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총수로서 어떤 재판 결과가 나오더라도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11월 22일에 유·무죄 심리기일을 열고, 대법 파기환송 취지에 따른 검찰과 변호인 측의 항소이유를 듣기로 했다. 이어 12월 6일에는 양형 심리기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구속됐지만 2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석방된 상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8월 29일 이 부회장 등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이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인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은 이 부회장 등이 경영 승계 작업 일환으로 최 씨 딸 정유라 씨에게 제공한 말 3마리 구입액 34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원을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등 삼성이 제공한 뇌물 액수는 2심이 판단한 36억에서 50억원 가량 늘어난 86억여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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