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국정농단' 사건으로 네 번째 법원 판단을 받게 된 최순실(개명 최서원) 씨가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 출석해 "결코 비선실세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파기환송심 1심 공판을 열었다.
법정으로 향하는 '비선실세' 최순실 씨. /이형석 기자 leehs@ |
이날 최 씨는 재판부에 비선실세가 아니라고 호소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보낸 구술편지로 구치소 조사 대상에 올라 오늘 재판도 힘들게 나왔는데 저는 결코 비선실세가 아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도왔을 뿐 어떤 기업도 알지 못하며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 하늘에 맹세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언론에 보도된 해외은닉 재산과 페이퍼컴퍼니 의혹도 가짜뉴스라고 생각하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면서도 "국민들께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파기환송심에서 그동안 제대로 판단 받지 못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간 공모관계를 다투겠다고 했다.
변호인은 "피고인과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뇌물·직권남용 등에 관한 공모관계를 일관되게 부인해왔다"면서 "그럼에도 검찰은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법원은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막연히 공모관계를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실체적 진실이 이 법정에서 밝혀져 역사에 남겨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의 증인신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최 씨 딸 정유라 씨도 증인으로 신청하며 기존 증언 가운데 사실과 다른 부분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씨는 지난 2017년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재판에 출석해 말 4마리 소유권에 관해 증언한 바 있다"며 "어머니와 변호인 반대에도 검사 보호 하에 함께 있었는데 과연 자유로운 상태에서 증언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파기환송 전 유죄가 선고된 부분은 피고인의 상고이유가 모두 배척돼 대법원 판결로 확정력이 발생했다"며 "더 이상 피고인도 다툴 수 없고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다른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증인 신청에 반대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검토해 증인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 씨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29일 최 씨 등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이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삼성·롯데 등 대기업들에게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등을 지원하도록 요구한 행위가 강요죄의 요건인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면서 사건을 유죄 취지로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인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 씨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12월 18일 오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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