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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 어미닭 줄여 '닭값 인상'…공정위, 삼화·韓원종·하림 짬짜미 적발

기사등록 : 2019-11-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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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계 생산량 감축 담합…4곳 과징금 처벌
조부모닭 '원종계' 수입량 23% 감소시켜
종계판매가도 인상…수요업계피해 끼쳐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소비자가 마트를 통해 구입하는 '육계'의 어미 닭 공급을 줄여 닭 값을 인상한 한국원종, 사조화인, 하림 등이 공정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화원종, 한국원종, 사조화인, 하림 등 4개 종계 판매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향후 반복 금지) 및 과징금 총 3억2600만원을 부과한다고 4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삼화원종 1억6700만원, 한국원종 9900만원, 사조화인 4200만원, 하림 1800만원이다.

담합 배경을 보면, 이들은 점유율 경쟁을 통한 종계(種鷄) 과잉공급으로 2012년 말 종계판매가격이 원가 수준(2500원)으로 하락하자 담합에 나섰다. 닭고기 시장을 보면 마트, 프랜차이즈 업체에 공급하는 생산용 닭은 '육계'로 불린다. 육계 생산을 위한 부모 닭은 종계다. 조부모 닭의 경우는 '원종계'로 통한다.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가금류 도매시장에서 판매하는 닭. [사진 = 로이터 뉴스핌] 2019. 11. 04 judi@newspim.com

종계 판매가격은 2012년 1월 3900원에서 2012년 6월 3300원, 2012년 12월 2500원까지 추락한 바 있다. 결국 이들은 종계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목적으로 '종계생산량 감소' 방법을 모색한 것.

이를 위해 2013년 2월 종계판매사업자 4곳은 '조부모 닭'인 원종계의 연간 수입량을 전년보다 23% 감소시켰다. 원종계는 해외 브랜드사로부터 전량 수입하는 구조다. 원종계 1마리는 일생동안 종계(암탉 기준) 약 40마리를 생산한다.

이들이 담합한 각 사(품종) 수입쿼터량을 보면 삼화원종(로스)은 5만8000수, 한국원종(아바에이커) 4만3000수, 하림(코브) 36000수, 사조화인(인디언리버) 25000수다.

실제 수입 감소수를 보면 2012년 21만500수에서 이듬해에는 16만2000수로 급감했다. 이들은 2014년 2월에도 그해 원종계 수입량을 2013년 합의한 수준에 유지토록 합의했다. 2013년의 경우는 합의한 수입쿼터량에 맞추기 위해 합의 시점(2013년 2월) 이전인 2013년 물량으로 기수입된 원종계 일부(1만3000마리)를 도계(屠鷄, 닭을 잡아 죽임)했다.

수입쿼터량을 상호 감시하는 등 합의를 엄격하게 준수하다, 2014년 11월 조류독감(AI) 발생 등에 따른 종계 부족사태로 담합이 파기됐다. 이후 원종계 수입량은 담합 이전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게 공정위의 조사 결과다.

종계 가격 인상은 2013년 1월 종계판매시장의 1, 2위 사업자인 삼화원종과 한국원종이 주도했다. 원종계 수입량 제한과는 별개로 종계판매가격이 500원 더 인상되는 등 가격을 올린 3500원에 팔렸다. 원종계 수입량 제한 합의가 종계 공급량 감소·가격인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약 7∼8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별도의 가격 담합이 이뤄진 경우(신속한 종계 판매시세 회복)다.

이들의 생산량 제한·가격 합의는 이후 AI 공급량 감소와 맞물려 급격한 가격 상승을 불러오는 등 종계수요업체에 피해를 줬다. 공정위가 파악한 종계 가격 추이를 보면 2013년 2월 3000원에서 5월 4000원, 2014년 1월 4500원, 2015년 7월에는 5500원으로 치솟았다.

임경환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이들 사업자는 종계가격 회복을 목적으로 종계생산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담합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급변동이 심한 축산물의 경우 축산계열화사업법 등에 의한 정부의 적법한 생산조정 명령에 근거하지 않고 사업자간 생산량 조정 담합을 하는 것은 소비자 피해 우려로 인해 허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림은 닭 사육 농가를 상대로 닭 매입가격을 후려치는 등 거래상지위남용행위로 지난해 12월 27일 과징금 7억9800만원을 처벌받았다.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20일 전북 익산시 하림 익산공장를 방문해 김홍국 하림 회장과 함께 생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2019.08.20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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