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 아래로 내려가면서, 달러/원 환율의 동반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원화 강세가 지속된 만큼 환율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6일 오전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전일비 0.43% 내린 7.008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대폭 절상에 역외 달러/위안 환율도 6.99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코스콤] |
전일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98위안까지 내리며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7위안을 하회했다. 8월 초 7.1위안을 돌파한 이후 3개월만에 6위안대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에서 '1달러=7위안' 돌파는 '포치(破七, 7이 깨졌다는 뜻)'로 불리며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져 왔다. 지난 8월 포치는 11년 만에 처음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위안화가 빠르게 절하한 것이다. 8월 초 달러/원 환율도 1223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반전하며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들도 강세로 돌아섰다. 전일 미국은 미국이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위해 시진핑 중국 주석의 미국 방문을 요청하면서, 3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철회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3.30%에서 3.25%로 인하한 것도 위안화 강세 요인이다.
6일 달러/원 환율은 1157.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10월 초 고점 1203.5원 대비 한달 새 환율이 50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환율이 하락하겠지만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하준우 대구은행 외환딜러는 연말까지 달러/위안 환율이 6.8위안까지 내리고 달러/원도 1140원대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예상보다 진전을 거두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앞으로는 위안화보다 원화 절상 폭이 더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 상승시기에는 원화가 위안화 헤지통화 역할을 하면서 영향을 받았는데, 환율 하락기에서는 오히려 원화가 선행하며 내려왔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달러/원 환율이 크게 내리기는 어렵다고 관측했다. 그는 "달러/위안이 7.0위안 위로 올라갈 때만 해도 달러/원 환율은 1200원이었다"며 "무역협상 기대감이 이미 원화 환율에 반영된 상황이어서, 앞으로 코스피지수가 좀 더 오르더라도 환율이 많이 내리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오히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선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말까지 환율이 1180원으로 다시 오를 것으로 봤다. 전 연구원은 "지금은 위험선호 분위기가 연말까지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3분기 중국 지표가 안 좋았는데, 위안화도 한 방향으로 강세를 보이기는 어렵다. 7위안을 중심으로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 역시 "중국의 위안화 절상고시와 미국산 수입품 확대 등은 중국이 미국을 도와주기 위한 정치적 쇼로 여겨진다"며 "포괄적인 합의가 아닌데 환율시장에서 크게 반영된 만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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