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국가정보원은 정부가 7일 북한으로 추방한 A(22), B(23)를 조사한 결과 10월 말경 두 사람이 선장을 포함한 선원 16명을 죽인 뒤 남쪽으로 도주하다 지난 2일 우리 해군에 나포됐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7일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2019.11.04 |
이 위원장이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A와 B는 다른 선원 17명과 함께 지난 8월 15일 김책항에서 출항했다. 이들은 러시아와 북한 해역을 오가며 어업을 했다.
둘은 선장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하면서 불만이 쌓였고 선장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A와 B는 또 다른 선원 C를 포섭해 살인 계획에 착수했다.
A와 B는 지난 10월말 경, 흉기를 들고 선수와 선미에서 각각 경계 근무 중이던 선원 1명을 살해한 뒤 사체를 바다에 유기했다. 이어 조타실로 가 쉬고 있던 선장을 살해했다.
선장 살해 사실이 발각될까 우려한 나머지 셋은 나머지 선원도 살해했다. C가 경계 근무 교대를 명목으로 40분 간격으로 취침중이던 선원 2명을 불러내면 A와 B가 각각 선수와 선미에서 대기하다 살해했다. 해가 뜨기 전까지 A와 B는 이 방법으로 모든 선원을 살해했고 흉기와 사체는 모두 바다에 유기했다.
이후 셋은 다시 김책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C가 어획물을 팔기 위해 배를 나섰다 단속에 걸리자 A와 B는 다시 어선을 타고 남으로 도주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2일, 동해 NLL 인근에서 우리 해군이 이들을 포착하고 통제를 시도했다. 하지만 A와 B는 배를 움직여 북상과 남하를 반복했다. 해군은 경고사격을 해도 응하지 않자 결국 이들을 나포한 뒤 정부 합동조사단에 넘겼다. 둘의 살해 행각은 조사과정에서 밝혀졌다. 둘은 처음에는 진실을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훈 위원장은 "다른 경로를 통해 입수한 정보로 범죄 행위를 파악했다고 보고받았다"며 "안보 문제와 관련돼 있어 정보 입수 경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7일 오후 3시10분께 A와 B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타고온 17t급 어선은 8일 북측에 인계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북한 주민 2명에 대한 추방 의사를 전달했고 북한은 하루 뒤 인수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A와 B가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한 이들이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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