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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홍콩 英영사관 직원, 中서 15일간 구금·고문 폭로

기사등록 : 2019-11-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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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홍콩 시민이며 전 홍콩 주재 영사관 직원이 지난 8월 중국 본토로 출장을 갔다가 홍콩으로 돌아오던 중 중국 비밀경찰(공안)에게 체포, 15일간 구금되고 고문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홍콩 시위 사태가 5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영국 간 외교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당시 영국 총영사관에서 무역 및 투자 담당 직원으로 근무했던 사이먼 청 씨(28)는 중국 본토 선전에서 한 비즈니스 컨퍼런스 참석차 출장을 갔다가 지난 8월 8일 홍콩으로 돌아오면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사이먼 청 사진. [사진=페이스북]

청씨가 WSJ에 증언한 바에 따르면 그는 본토와 잇는 홍콩 열차역 출·입경 검문소에서 제지를 당했다. 당시 그는 여자친구에게 "홍콩과 경계를 통과하고 있다"는 문자를 보냈고 이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중국 당국은 그를 다시 본토행 열차에 태웠다. 그는 평상복 차림의 선전 공안에 이끌려 갔다. 

공안의 취조는 그날 자정부터 다음날 이른 오전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공안들은 그에게 영국의 홍콩 시위 사태 역할에 대해 질문했고 그와 그의 친구들도 시위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물었다고 했다. 공안들은 그의 휴대폰을 압수해 잠금해제를 요구했다. 

구금 나흘째 되던 날, 공안은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시야를 가린채 자동차에 태워 수용소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그는 벽에 'X'자로 손과 발이 묶였다. 청씨는 담당자로부터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들었다. 그는 수시간 동안 스쿼트 자세를 유지해야 했는데 뾰족한 막대로 그의 무릎을 찔렀다고 증언했다. 

또, 취조 담당자를 부를 때 "주인님"이라고 불러야 했다며 이를 까먹거나 이행하지 않으면 뺨을 맞았다고 했다. 어떤 때는 벽에 기대 똑바로 서있어야만 했다. 청씨는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잠에 들려고 하면 중국 국가를 불러야 했다.

공안은 "영국 영사관 동료 직원 중에 정보당국과 군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이가 있나"고 취조했고 강도 높은 고문에 청씨는 한명의 이름을 댔다고 밝혔다. 또, 공안은 영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조장했고 일부 폭력 시위를 주최했으며 시위대에 자금과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자백을 압박했다. 

홍콩 중문대학에 모인 학생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WSJ는 청씨 증언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이전 수용소 구금 증언과 비교했을 때 그 과정이 매우 유사하다고 했다. 

15일째 되던 날인 지난 8월 24일, 공안은 그에게 휴대폰과 소지품을 돌려줬고 다시 홍콩 열차역 출·입경 검문소에 돌려보냈다. 이전에 그는 '성매매 혐의'를 인정하는 서류에 강제로 서명했고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말하는 영상도 찍어야 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성매매 혐의로 누군가를 15일간 구금시킬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종종 허위 성매매 혐의를 씌워 당사자에게 굴욕감을 주고 주변의 지지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쓴다고 설명했다.

청씨의 구금·고문 증언에 영국의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중국 대사를 초치해 "우리의 분노를 표했고 우리는 중국 당국이 (청씨 피해에 대한) 조사와 책임있는 자들에 대한 벌을 명백히 요구했다"고 WSJ에 알렸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분명히 밝히지만 이 직원은 홍콩 시민이다. 영국 시민이 아니다. 그는 중국인이며 중국 내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콩 시위가 경찰과 대치에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영국은 정부의 책임있고 인도주의적인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일로 중국과 영국 간 외교적 갈등이 최악에 이르렀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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