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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도 대출규제′에 강남 전셋값 불안..매물도 품귀현상

기사등록 : 2019-12-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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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로 전세 수요 몰려
대출 불가로 매수 대신 전세로 거주
"매물 부족한데 수요 급증...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호가 뛰어"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서울 강남 일대는 전통적으로 겨울 이사철이 되면 전세를 찾는 사람들로 경쟁이 치열하다.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이슈로 전세수요가 더 늘어나는 분위기다. 게다가 최근 고가아파트 대출규제로 매매에서 전세로 눈을 돌린 수요층이 늘자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도곡동 A공인중개업소 사장)

강남 전셋값은 더 불안해질 전망이다.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집값 하락을 우려한 매매 대기수요가 전세로 대거 이동할 공산이 커져서다. 지난 16일 정부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를 살 때 대출을 금지키로 했다. 고가 아파트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대부분 집중된다.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김학선 기자]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서초구에서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전셋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지역은 강남구 대치·역삼·도곡·개포동, 서초구 반포·서초동 등 이른바 '강남8학군'에 속하는 아파트다. 이들은 전셋값이 최근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올랐다.

강남 일대 학원가를 대표하는 대치동은 매물이 극심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특히 입주한지 5년 내 아파트는 신축 선호 현상으로 전셋값이 더 비싸다.

지난 2015년 입주한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현재 입지별로 15억5000만~16억원대에 전세 거래가 가능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7일과 10일 15억원, 14일 15억5000만원에 각각 전세 거래됐다. 불과 며칠 새 호가가 실거래가 대비 최대 1억원까지 뛰었다.

입주한지 10년 이상된 아파트도 전셋값이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84㎡는 현재 14억~15억원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달 호가는 평균 13억5000만원으로 한 달 새 1억원 이상 뛰었다. 이 단지 전용 84.93㎡는 지난 10월과 지난달 11억1300만~13억5000만원, 전용 84.95㎡는 지난 10월 11억~13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대치동과 함께 전통적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는 도곡동도 전셋값이 오름세다. 도곡동 도곡렉슬은 전용 84㎡가 지난달 평균 12억원에 전세 거래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13억5000만원 수준에서 가능하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개포동도 전셋값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지난 2월 입주한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현재 13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10월과 지난달 신고된 전세 거래가는 7억3000만~11억원이다.

강남구와 함께 학군 인기 지역인 서초구도 전셋값이 오름세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15억~16억 후반대에 전셋값이 형성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10월과 지난달 14억7000만~15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와 함께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이 막히면서 전셋값 상승에 불을 지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7일부터 시가가 15억원을 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해졌다.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순수하게 본인 자금력으로 값을 치러야 하는데 강남권은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가 대거 포진해 있다.

개포동 B공인중개업소 사장은 "강남 일대에서 30평대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20억~30억원을 줘야 하는데 이를 순수 현금으로 낼 수 있는 수요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강남은 과거부터 매수할 여력이 안되면 전세로 거주하면서 아이를 교육시킨 뒤 성인이 되면 떠나는 곳인데 대출이 막히면서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해지게 됐다"고 전했다.

대치동 C공인중개업소 사장도 "매물이 극심한 품귀 현상을 겪다 보니 임차인 입장에서는 애가 탈 수밖에 없다"며 "수요가 몰리자 한 임대인은 애초 내놓았던 값보다 1억원을 더 받고 전세 거래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이 같은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으로 시가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대출이 막히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줄었다"며 "이 영향으로 내 집 마련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전세로 거주하려는 수요는 증가해 최근 3년간 이어진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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