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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우리 정부 '주목'에도 상정 여부 미지수

기사등록 : 2019-12-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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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안 올라오지 않아 토의·표결 여부 중러에 달려"
철도·도로 협력 재개 기대에도 北 호응 여부도 불투명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우리 정부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실제로 회의에 상정돼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6일 통일부 기자단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상황 악화를 막고 협상 동력을 살리기 위해 최종합의로 가는 징검다리로 잠정합의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제재 완화 결의안을 정부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문역=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철도 체결식을 갖고 있다. 2018.12.26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에 남북 철도·도로 협력사업을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고 북한의 해산물·섬유 수출 금지를 해제하며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시한 폐지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해제를 지속해서 촉구해왔지만 이를 결의안 제출이라는 행동으로 옮긴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가 있기 전까지는 기존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미국을 향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실적으로 중러 2개국을 제외하고 찬성 입장을 보이는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안보리 결의안은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중 어느 한 나라의 거부권(veto) 행사 없이 15개 상임·비상임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중 "미국은 대북제재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했고 영국과 프랑스도 대북제재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중러가 결의안 통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노선에서 이탈할 의지가 있음을 암시하며 북한에게는 '우리는 노력했으니 도발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대북제재 완화에 한국이 중러의 편에 서서 한미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라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마친 열차가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으로 귀환하고 있다. 2018.12.18

한 외교 소식통은 27일 "현재로선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 이사국에 결의안 초안을 공유한 정도로 이에 관한 비공식 협의가 있을 수는 있다"며 "안보리에서 처리하려면 최종 수정안(blue text)를 올려 표결을 하든 토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로선 상정조차 되어있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특별한 진전이 없어 정해진 프로세스도 없다"며 "이 문제의 진행은 전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결의안 중 철도·도로 협력사업 제재 면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멈춰있는 남북 교류 협력 재개 방편으로 우선 철도·도로 협력 카드를 먼저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김 장관의 발언이 있었던 26일은 남북이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연지 1주년 되는 날이었다.

김 장관은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비상업적 공공 인프라 사업으로 사전에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물품 하나 하나 별로 제재 면제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남북철도 연결의 잠재력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철도·도로 연결 사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금강산 관광 지구에 있는 남한의 자산을 철거하라며 당국 간 대면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이 남한과 다시 교류 협력을 추진할 지도 미지수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중러의 안보리 결의에 대해 "자체적으로 상황 관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협상에서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좁히는 노력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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