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정치

[정가 인사이드] "이럴거면 협상했어야지"…지도부 책임론 나오는 한국당

기사등록 : 2020-01-03 06:0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의원직 총사퇴 혼선...심재철 원내대표는 결정 못해"
"황교안 대표, 다 내려놓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우리 만족을 위한 싸움이었지, 실익이 없지 않았나. 무기력한 한국당이다."

자유한국당 한 중진의원의 일갈이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에서 한국당은 결과적으로 패배했다. '져도 싸우다 지겠다'는 일념으로 황교안 대표가 단식과 무기한 농성에도 나섰지만 결국 법안을 막아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후 나온 '의원직 총사퇴' 카드도 실효성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미 통과된 법안을 되돌릴 수도, 국민 여론을 한국당으로 돌려놓기에도 역부족인 대책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결국 화살은 당 지도부를 향하고 있다. 당 내에서는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하나둘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인 의원총회에서 공수처법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30 kilroy023@newspim.com

앞선 한국당 소속 중진 의원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수처법이 통과된날 열린 의총에서 의원직 총사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었다"며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책임론이 나올 수 있으니 쉽게 얘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통과될 법안이었으면 무조건 투쟁만 하지 말고 협상을 하는게 어땠겠나 싶다"면서 "공수처법은 독소조항을 빼고 공수처장을 대통령 임명이 아닌 국회 임명으로 바꾸고, 선거법 역시 선거연령 하향을 막는 방식으로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스트트랙 법안을 한국당이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던 만큼, 투쟁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내에서도 이같은 논의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취임한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심 원내대표는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었다. 하지만 황 대표가 '강경 투쟁'을 고집해왔다. 결국 당이 스스로 협상의 문을 닫아버리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더군다나 강경투쟁 기조에서 당 지도부의 책임있는 자세도 부족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들에게 절을 하고 있다. 2020.01.02 leehs@newspim.com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여상규 의원은 "(패스트트랙 국면을) 당 지도부가 막아냈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에 말도 안되는 악법들이 날치기 되는 현장에서 한국당은 매우 무기력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몸으로 막아냈어야 했는데 당 지도부는 그런 국회의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지 못했다"면서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될 걱정을 하고 있는 마당에 '걱정 말라. 내가 책임지겠다'고 나선 지도부는 단 한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지도부 사퇴론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보수통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여 의원은 이날 "이렇게 자유진영이 코너에 내몰리는데 자리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당 대표를 포함해 우리 한국당 의원 전원이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기 위해 당 지도부도 다 내려놔야 한다"면서 현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도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무지막지한 체제 전쟁에서 당한 처참하고도 비참한 패배를 뼈 아프게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대통합'의 진정성과 실천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jhlee@newspim.com

22대 국회의원 인물DB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