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미 의회가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8일(현지시간) NBC뉴스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란과 전쟁만큼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전쟁 행위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해 다소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펠로시 "이란과 전쟁은 안 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라크에 있는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벌어진 후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필요한 도발을 끝내고, 이란에게 폭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반드시 우리 군인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 전 세계는 전쟁을 감당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이란의 이번 공격에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것과 관련, 이란의 보복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의 바바라 리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한 행동은 또 다른 반응을 불러 일으킨다"며 "방금 뉴스를 접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모두가 보복을 예상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들은 이란과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뉴욕주 브루클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지금 이라크에 있는 우리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들 그리고 전 세계를 위해 기도한다"고 입을 열었다.
워런 의원은 이번 사태는 "우리가 왜 중동지역에서 긴장을 완화해야 하는지 일깨워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 국민은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필라델피아주 외각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이란의 공격은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및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이 결국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란의 문화 유적지가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그가 한 몇몇 행동들과 발언들은 터무니없는 일에 가까웠다"고 비난했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공화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그레이엄 "이란 공격은 전쟁 행위" 규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공격이 "전쟁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미사일들은 이란에서 발사됐다. 대통령은 헌법 2조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은 트위터에 "미국은 오늘 밤 이란 혁명수비대가 감행한 공격에 준비돼 있었다"면서 "대통령은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적었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곧 이번 공격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 후에 그(트럼프 대통령)가 시기적절한 대응을 할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고 부연했다.
반면,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미국이 이란과 갈등 고조를 막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 상원의원은 미국의 해외군사 작전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해 온 인물이다.
그는 트위터에 "오늘 밤 이라크에 주둔한 우리 군의 안전을 위해 기도한다"며 "중동에서 또다른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이어지기 전에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멈춰야한다"고 적었다. 폴 의원은 이어 "행정부는 헌법에 따라 미국 국민들, 의원들에게 이란과 전쟁에 대한 논의를 제기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의회와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이라크 시간으로 8일 새벽 1시 30분경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중서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북부 아르빌 기지가 이란 측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격에 최소 12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이 동원됐다고 밝혔으며 로이터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알아사드 공군기지 외에도 '수 곳'이 피습을 받았다고 전했다. 단, 아르빌 기지 말고도 또 다른 미군 시설이 공격 받았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격 이후 IRGC는 국영 방송 등을 통해 내보낸 성명에서 이번 공격이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에 대한 보복이라고 알렸다. AP통신은 IRGC의 이번 작전명이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명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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