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오는 4월로 예정됐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최근 중국 지도부 내에선 시 주석의 방일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조건이 크게 변했다는 것이다. 중국 내 상황도 아직 수습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신중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12.24 goldendog@newspim.com |
전날 중국 정부는 양제츠(杨洁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8일부터 29일까지 일정으로 일본에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회견에서 "양제츠 정치국원의 방일은 중국이 중일관계를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며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한 협력과 그 외 관심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이 기간동안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 시 주석의 방일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다. 그는 28일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국가안전보장국(NSS) 국장 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允) 외무상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29일 오전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도 간담을 나눈다.
중일 양 정부는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던 1월 이후에도 일관되게 시 주석의 방일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지난 15일 독일에서 열린 모테기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담에서도 예정대로 준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나 공산당 내에서는 시 주석의 방일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급격하게 강해지고 있다. 한 중국 외교 관계자는 "조건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시 주석이 서둘러서 (일본에)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도 코로나19가 수습될 전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은 다음달 5일 개막 예정이었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연기하겠다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아직까지도 새로운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26일 밤 왕이 외교부장과 전화로 협의를 진행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두 사람은 "확실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일본 방문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 일치했다. 성과를 낼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 경우엔 연기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표현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는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부관방장관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선 예정대로 간다"며 "(시 주석의 방일) 준비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