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대구 '신천지'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온 지 불과 2주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속도의 확산이고 통제 불가능이 우려될 정도입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의 코로나19테스크포스팀(TF)은 중간점검 성격으로 무너진 국민의 일상과 정부 대응의 한계와 문제점을 짚어보았습니다.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전파가 정부의 감염병 대응 매뉴얼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르면,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 중 '심각'은 해외 신종감염병의 전국적 확산 징후가 나타날 때 해당한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의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바 있다.
비록 대구와 경북 청도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지역적으로 한정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국적 확산에 준하는 총력 대응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정부는 신속 진단키트 도입과 함께 하루 1만건에 육박하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며, 확진자 발생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관계 부처 장관들로부터 코로나19 대응에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청와대 ] 2020.02.21 photo@newspim.com |
◆ 매뉴얼보다 신속했던 정부 대응, 신천지 發 전파에 '흔들'
코로나19 발생 당시 정부의 대응 역시 매뉴얼에 따라 진행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운영 초기에는 매뉴얼보다 빠르게 통제 및 관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르면,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경계' 단계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를 운영하며,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운영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1월 감염병 위기경보가 '경계'로 상향된 뒤부터 중수본을 설치해 운영하면서, 회의 후 브리핑을 정례화해 왔다.
실제로 정부의 대응에 따라 지난달 17일까지 국내 확진자는 31명으로 그 수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일명 '슈퍼 전파자'로 불리는 31번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본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이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후 확진자는 급격하게 늘어나 31번 확진환자 발생 2주 뒤인 2일에는 4000명을 넘어섰다.
이에 정부는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가 있었던 지난달 16일로부터 2주가 지나는 3월 초를 코로나19 확산의 중대한 기로로 보고 있다. 신천지 예배일에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면 3월 첫째주에, 이후에 2차 감염이 이뤄졌더라도 3월 초순에는 잠복기가 지나 증상이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복지부는 코로나19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하되, 이를 계기로 신종 감염병 위기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제공= 중앙방역대책본부] |
◆ 코로나19 대응지침 7판 개정...의사환자서 해외여행력 삭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의사환자의 사례정의도 기존 6판에서 7판으로 개정해 2일부터 적용한다. 의사환자의 경우 기존 6판에서는 '중국을 방문한 후 14일 이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자'로 정의했지만, 7판에서는 해당 조항이 빠지고 '확진환자 증상발생 기간 중 확진자와 접촉한 후 14일 이내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나타난 자'만 유지됐다.
대구와 경북 청도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해외유입환자로 인한 감염보다는 지역사회 전파 쪽에 무게를 둔 방향으로 사례정의가 개정된 것이다.
실제로 방역당국에 따르면, 31번 확진자 이후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환자는 없다.
격리해제 기준 역시 '발병일로부터 3주간 자가격리 또는 시설 격리 후 격리해제 기준 충족 시'로 개정됐다. 정부는 격리해제 기준 완화로 완치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31번 확진자 이후 급증했던 확진자 중에서 완치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격리해제 기준이 완화돼 완치자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확진자가 늘어난 시기로부터 2주는 지나야 완치자가 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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