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이나 건강한 분들은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6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마스크는 의료진처럼 오염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 있는 분들이 쓰거나 내가 감염됐을지 모르는 호흡기 질환자 또는 기저 질환이 있는 분들 또는 노약자가 주로 써야 한다"며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이나 건강한 분들은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야 정작 마스크가 필요한 분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한 달 전만 해도 1일 생산량이 600만 장이었는데 한 달 만에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며 "마스크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주말에도 일하면서 1일 생산량 1000만 장을 공급해주지만 이걸로도 5000만 명이 하루에 1장씩 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인정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leehs@newspim.com |
김 실장은 "반드시 필요한 분들을 배려하고 남은 것을 우리가 어떻게 공평하고도 효율적으로 부족한 마스크를 쓸 수 있을까의 고민을 지난 일주일 내내 해왔다"며 "정말 필요하신 분들이 쓰실 수 있게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만든 것이 모든 국민들께서 주 1회 2매까지만 사실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량이 1000만장인데 수요가 5000만 장이라면 어떤 분배 시스템을 구동해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불편함마저도 모든 국민들이 공평하게 나누면서 이 부족한 마스크를 더 필요한 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정부가 고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마스크 생산량을 왜 빨리 못 늘리냐고 의문을 갖는 분들도 있을 것인데 마스크 자체의 생산량은 비교적 빨리 늘릴 수 있지만 보건용 마스크의 핵심 원자재인 MB필터의 공급이 제한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나라에서 MB필터가 부족하다"며 "MB필터를 국내에서 증산하는 것 뿐 아니라 수입하는 모든 방법을 통해 마스크의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건강한 사람과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에 한해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은 부족한 마스크 생산량을 감안해서 내린 고육지책이지만, 그동안의 정책과 비교하면 갈짓자 행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어지자 예방을 위해 KF94등의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정부의 보도자료나 지침 등을 통해 거리두기·손 씻기를 강조하면서 빼놓지 않고 마스크 착용도 권했다. 정부 고위인사나 지자체장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언론 앞에 섰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차원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비판 여론이 일자 당초 재사용 불가에서 재사용 가능으로 입장을 선회했고, 급기야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양보해달라고 요청했다.
마스크 생산 현황과 국민의 수요를 고려하면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면밀한 검토 없이 진행한 정부 정책이 국민적 불안감을 부추겼다는 비판적 여론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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