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경제 타격과 국제유가 폭락 충격 우려에 9일 아시아 오전장에서 5% 급락하면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1차 낙폭 제한인 '서킷브레이커' 거래 중단 사태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플로어에서 트레이더가 근무하는 모습. 2020.03.04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선물은 아시아장 오전 거래서 2819포인트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CME그룹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미국 주가지수 선물 시장은 5%의 하한을 기록했지만 CME 거래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아시아장에서 하한가까지 밀리면서 9일 뉴욕장에서는 더 큰 하락세가 예상된다.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란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하는 경우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배런스에 따르면 '1단계' 서킷 브레이커는 S&P 500 지수가 전거래일 마감가의 7% 이상 급락하면 발동, 거래는 15분간 중단된다. 1단계가 발동하는 기준치는 S&P 500 지수가 지난 6일 마감가에서 208포인트 하락한 2764.30포인트다. 만일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3시 25분 이후에 하한가에 도달한다면 거래 중단은 없다.
'2단계' 서킷 브레이커 하한가는 13%다. 마찬가지로 15분간 거래가 중단되고 오후 3시 25분 이후면 거래는 계속된다. 발동 기준치는 386포인트 떨어진 2585.96포인트다. '3단계' 하한가는 20%다. 3단계가 발동되면 시장은 조기 마감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보다도 유가 폭락이 증시 하락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CNBC에 따르면 바이탈노우리지 창립자 아담 크리사풀리는 "연유가 코로나바이러스 보다 시장에 더 큰 문제가 됐다"며 "브렌트유가 계속 하락하는 한 S&P 500이 안정적으로 반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석유가 미국 경제에 "중대한"(critical) 요소이기 때문이다. 크리사풀리는 많은 미국 국민들이 석유 산업에서 고용되고 높은 레버리지의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이 고정 수입 시장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석유 산업이 "신용의 'FANG'(페이스북 등 대형 IT 기술주)과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한 수요 감소가 최근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아울러 적극 감산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감산 합의 도출에 실패하자 낙폭은 커졌다. 급기야 사우디아라비아는 4월 인도분 원유 수출 가격을 대폭 인하하고, 다음 달부터 하루 1000만 배럴 넘게 증산하기로 했다.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1시 23분 기준 WTI는 33.16% 떨어진 배럴당 27.59달러를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30.33% 하락한 31.54달러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당장 2분기와 3분기 유가 전망을 배럴당 30달러로 하향했다. 골드만 애널리스트들은 "OPEC과 러시아 간 석유 전쟁이 이번(지난) 주말 명백히 막이 올랐다"면서 "코로나19(COVID-19) 확산 사태로 인한 수요 급감 가능성으로 인해 석유 시장 예후는 지난 석유 전쟁이 시작됐던 2014년 11월 당시보다 더 암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