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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공업용 마스크도 대란…가격 4배 올라도 단속 '사각지대'

기사등록 : 2020-03-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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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용 마스크 판매 불티…비접촉 체온계에 고글까지 품귀
매점매석 늘어나는데 단속 대상 제외…제2의 대란 우려

[서울=뉴스핌] 김경민 이정화 기자 = #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보건용 마스크를 구할 수 없게 되자 공업용 마스크를 구매했다. 김씨는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도 어려운데 KF94만큼 효과가 있다고 해서 공업용 마스크를 구했다"며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마스크가 워낙 귀하니 쓰고 다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대란 사태가 보건용 마스크에서 공업용 마스크로 번지는 분위기다. 이미 공업용 마스크 가격이 4배 이상 폭등했지만 이마저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공업용 마스크뿐만 아니라 비접촉 체온계와 고글 등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판매업자들의 매점매석 정황이 포착되지만 단속 대상에는 보건용 마스크와 손소독제만 포함돼 있어 제2의 대란 사태도 우려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도입한지 나흘이 된 가운데 공적마스크 입고 시간이 일정치 않아 주민들이 헛걸음 하게 되자 서울 자치구들이 혼선과 불편을 막기 위해 마스크 판매 시간을 통일했다. 서초구는 오전 9시부터 동작구는 오후 1시, 강북·노원·도봉은 오후 4시, 양천구는 6시에 판매한다. 이밖에도 자치구 자체적으로 시민들에게 찾아가 보유 물량 마스크를 무료 배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을 쏟고 있다. 2020.03.12 dlsgur9757@newspim.com

◆ 공업용 마스크에 비접촉 체온계, 고글까지 품귀 현상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업용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공업용 마스크는 외부 공기 차단율이 높은 대신 숨쉬기 어렵고 불편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보건용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진 시민들이 공업용 마스크라도 구하려고 하는 탓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비해 가격이 몇 배로 폭등했지만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공업용 마스크를 판매하는 모 유통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우리도 물건을 아예 구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이후로 2배 정도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공업용 마스크와 더불어 비접촉 체온계, 고글 등도 가격이 올랐다. 심지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최대 4배까지 오른 곳도 있다. 비접촉 체온계를 취급하는 모 유통업체는 "한달 전만 해도 3~5만원 사이에 비접촉 체온계를 판매했다"며 "지금은 국내에선 구할 수도 없고 해외에서 구하려고 해도 10만원은 훌쩍 넘는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도 비접촉 체온계나 고글 등을 거래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판매자들은 "B 브랜드 비접촉 체온계 1만5000개를 개당 11만원에 판매한다", "3월 말까지 비접촉 체온계 5000개 33불 거래하실 분", "단가 2800원 수량 1000개 이상 확보한 보안경 고글 판매한다" 등의 글을 올리며 열을 올리고 있었다.

품귀 현상으로 인해 일반 시민들을 물론이고 직업상 관련 물품이 필요한 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테리어 업무를 하는 이모 씨는 평소 공업용 마스크를 인터넷에서 주문해 이용했지만 요새는 높아진 가격 탓에 걱정이 많아졌다. 이씨는 "일 때문에 공업용 마스크가 꼭 필요해서 비싸도 어쩔 수 없이 구매했다"며 "요즘엔 공업용 마스크 구하기가 너무 어렵고 예전에 비해 비싸졌다"고 토로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캡쳐.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2020.03.13 kmkim@newspim.com

◆ 판매업자들 매점매석하는데, 고시 대상 아니라 단속 불가능

일부 판매업자들 사이에선 이미 공업용 마스크, 비접촉 체온계, 고글 등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자칫 제2의 대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에는 보건용 마스크와 손소독제만 단속 대상으로 국한돼 있다. 지난달 5일부터 시행된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는 적용대상자를 '보건용 마스크 또는 손소독제를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자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나 손소독제 외의 관련 물품은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업용 마스크 전쟁이 우려되는데도 관계 부처는 서로 책임을 미루는 모습이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공업용 마스크는 고용노동부에서 챙기고 있고 체온계는 아직까지 식약처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물가가 많이 오른다면 보건용 마스크 사례 같이 기재부 주관이 될 수도 있지만 보건용 마스크만큼 공업용 마스크 수요가 많아질 것 같진 않다"고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

고용노동부도 "공업용 마스크 관련 매점매석 행위 금지 규정은 없다"며 "제조업체, 사용업체, 유통업체, 공공기관 발주 공사·공공기관들에 공업용 마스크 올바른 사용법 리플렛을 만들어서 안내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비접촉 체온계 등 의약품 관리를 담당하는 식약처는 "지금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만 했다.

현장에서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경찰 입장에서도 법적 제재가 불가능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공업용 마스크나 비접촉 체온계처럼 고시 대상이 아닌 이상 경찰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주무 부처에서 고시에 포함을 시켜야 고시 위반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km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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