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올해 아파트 소유자가 내는 세금은 비슷한 시세의 단독주택 소유자보다 2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가 비슷하더라도 각 공시가격은 큰 차이를 보여 세금 규모도 달라졌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1383만 가구의 공시가격(안)을 발표했지만, 부동산 유형별 형평성 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은 5.99%로 지난해 5.23%보다 0.76%포인트(p) 확대됐다. 특히 서울은 14.75% 오르면서 지난해(14.01%)에 이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반면 앞서 발표한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평균 상승률은 4.47%로 지난해(9.13%)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도 6.82%로 지난해(17.75%)보다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인 현실화율도 올해 공동주택은 올해 69%로 단독주택(53.6%)보다 15.4%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가 10억원인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각각 6억9000만원, 5억3600만원으로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과세 기준이 된다. 시세가 같더라도 공시가격이 낮으면 세금 부담이 준다.
실제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는 11억7000만원에, 같은 해 6월 마포구 망원동의 한 단독주택(연면적 184㎡)은 12억원에 거래됐다. 실거래가는 비슷하지만 마래푸의 공시가격은 8억8100만원으로 단독주택 4억7600만원보다 4억3500만원 높았다. 전년(마래푸 7억4900만원, 단독주택 4억7400만원)대비 상승률도 각각 17.62%, 0.42%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각 주택 보유자가 내야하는 세금도 달라진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에게 의뢰해 보유세(1주택자, 만 60세 미만, 5년 미만 보유)를 계산한 결과, 마래푸 보유자는 올해 보유세로 227만9292원을 내야 한다. 반면 망원동 단독주택의 보유세는 이보다 절반에 못 미치는 100만3582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두 주택의 보유세 차이는 지난해 88만6243원에서 올해 127만5710원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단독주택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달리 실거래가 많지 않고 개별성이 강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공시가격이 책정됐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독주택은 거래 사례가 적기 때문에 시세 파악이 쉽지 않다"며 "단독주택마다 건물 구조, 용적률, 위치 등 요인이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오는 10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마련해 부동산 유형별·가격별·지역별 형평성을 확보하고 공시가격의 현실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전날 "유형별 형평성을 위해 지난해 고가의 단독주택과 표준지에 더 강도 높은 현실화율 제고가 있었다"며 "올해 발표할 공시가격 로드맵에서 어느 정도의 현실화율 목표치와 기간을 가지고 균형을 맞춰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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