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정부가 준비 중인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가 20조원 이상이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8년에 비해 채권시장 규모가 커진 데다 최근 단기자금 시장을 감안하면 기업어음(CP) 매입도 늘려야하기 때문이다.
이태훈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24일 '채권시장안정펀드 허와 실' 보고서를 통해 "올 4~6월 만기도래하는 카드채, 캐피탈채, 회사채 물량은 각각 3조9800억원, 7조7500억원, 22조1500억원"이라며 "이 가운데 A+등급 이하 회사채 만기물량은 상반기 중 3조700억원, 연내 7조6400억원"이라고 밝혔다.
여전채 회사채 만기도래물량과 채안펀드가 차환발행물량의 50% 수준을 우선 매입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채안펀드 적정규모는 15조~20조원이라는게 이 애널리스트의 추산이다.
[자료=이베스트증권] 2020.03.24 hyung13@newspim.com |
이 애널리스트는 여기에 CP 매입도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CP 잔액은 현재 약 245조원이고 월간 만기도래 물량이 약 120조원이다.
그는 "CP 발행물량 중 90.8%가 A1 등급이고, 카드사 캐피탈사 증권사 등 금융사여서 대출가용력이 높고 상환능력도 높다"면서도 "A2+등급 이하 발행사의 상반기 내 CP 만기도래물량이 17조8000억원, A3+ 등급 이하 물량은 5조6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채안펀드는 적정 규모는 CP 매입을 위한 5조~10조원을 추가해 20조~30조원이라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주장이다.
그는 "채안펀드 운용만으로 크레딧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며 "시장 전체의 시스템리스크를 감소시키는데 일조하지만 발행사별 신용리스크 악화 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2~3개분기 동안 기업의 실적 개선과 구조조정, 부채감축 노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