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금융당국 조사를 받고 있던 지난 1월에도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에 200억원 정도를 추가로 투자했다. 이미 환매 중단된 펀드 자금을 활용해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일부 환매중단 펀드의 기준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면서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13일 라임자산운용은 스타모빌리티가 발행한 11회차 전환사채(CB) 195억원을 매입했다. 이 자금은 환매 중단 상태인 플루토TF-1호(무역금융펀드)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환매연기펀드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장봄이 기자] |
이후 이달 18일 스타모빌리티 이강세 대표는 실질사주인 김모 전 회장과 스타모빌리티 전 사내이사 김모 씨를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횡령 등 금액은 517억원으로 회사 자기자본 대비 268.8%에 달한다. 김 전 회장은 이번 라임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며,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과도 친분이 있다.
지난해에도 라임운용은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등을 활용해 스타모빌리티 CB를 두 차례에 걸쳐 400억원 투자했다. 스타모빌리티으로 흘러 들어간 라임운용 자금은 총 595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금감원 조사 기간에도 라임운용이 환매중단 펀드 자금을 이용하면서 오히려 투자자 손실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번주 라임운용은 판매사를 통해 플루토TF-1호 펀드에 대한 추가 하향 조정을 공지했다. 금감원도 부실 조사·감독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플루토 펀드에 가입했다고 밝힌 투자자 A씨는 "하나은행에서 '플루토TF 1y'에 가입했었는데, 오늘 CB 차환발행회사인 스타모빌리티의 이익 상실로 인해 기준 가격이 10% 정도 추가 하락된다고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기도 지난 펀드인데 돌려받지 못하고, 기준 가격만 하락하고 있다. 투자금을 다 날려 먹을 때까지 라임에 운용료만 계속 줘야하는 거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스타모빌리티 주식은 현재 거래정지 상태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있다. 1월 중순 2695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500원까지 급락했다. 작년 4월 최고가인 4095원과 비교하면 88%정도 하락한 셈이다. 사실상 부실 기업에 라임이 추가로 투자했다.
게다가 이종필 전 부사장은 스타모빌리티 주주로 확인됐다. 지난해 스타모빌리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은 지분 1.33%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있다. 개인 자금 투자를 통해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다른 플루토 펀드 투자자는 "펀드 만기시점 이후에도 계약 기간이 지났는데 펀드 기준가격은 계속 내려가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라임운용에 여전히 운용 수수료가 나가고 있다는 점도 경악스러울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라임운용 측은 스타모빌리티 10회차 CB의 차환 목적으로 11회차가 발행된 것이지, 이후 횡령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금감원은 다음달 초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현장 조사에 착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기존 계획보다 한 달 정도 연기된 상황이다. 라임운용과 판매사인 은행, 증권사 등을 차례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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