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봉쇄령과 자택대기령 등을 내린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경제적 피해와 시민들의 피로감이 증대되고 있다.
다행히 유럽과 미국에서 확산세가 정점에 근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와 덴마크가 제일 먼저 조심스럽게 봉쇄령 해제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종식 시기에 대해서는 4월 말 혹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예측이 혼재되고 있는 만큼, 적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 공중보건 전문가들을 인용,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해도 되는 시점을 정하는 네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거리가 행인 없이 조용하다. 뉴욕주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대응책으로 자택 대기령을 발령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14일 이상 일일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야 한다
이 기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최대 2주가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감염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의 시간도 최대 2주라는 계산에서 나왔다.
2주 동안 신규 확진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면 한 명의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람이 한 명 미만이라는 뜻이므로 확산세가 소멸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전염병 확산세가 한 번 소멸 국면에 진입하면 확산이 시작될 때처럼 급속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해당 지역의 의료기관에서 위기 대응을 발동하지 않고도 입원 치료가 필요한 모든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기준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았다. 미국 뉴욕처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면 살릴 수 있었던 사망자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에서 아직까지 이 기준을 통과한 지역은 없으며, 상당수 지역에서 정점은 수주 후에나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해당 지역 당국이 모든 유증상자를 검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검사를 받지 못해 파악되지 않는 감염자로 인해 지역사회 감염이 지속되면 전염병 확산을 중단시키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우선적 대응은 감염자를 파악해 격리하는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코틀립 박사 등 전문가들은 확산세가 완화된 후에도 미국은 일주일에 75만명을 검사할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 확진자의 접촉자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감염자의 이동 경로에 따른 접촉자를 철저히 파악해 검사, 격리해야 2차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휴대폰 위치 추적 등을 통해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자세히 파악하는 한국 등과 달리 미국은 시스템과 인력이 갖춰져 있지 않아 접촉자 파악이 용이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외 전염병학 전문가인 그레그 곤살베스 예일대 교수는 혈청 검사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현재 사용되는 코로나19 검사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들고 검사 결과도 빨리 나올뿐더러, 현재 감염자만이 아니라 과거 감염됐다 항체가 생긴 사람들까지 파악해 정상적 활동을 재개해도 되는 인구를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곤살베스 교수는 "혈청 검사를 활용하면 2차 확산의 위험이 있는 상태에서 섣불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시점에 대해 이와 같은 합리적 기준을 적용하면 대중이 헛된 기대를 불어넣는 부정확한 예측에 휘둘리지 않고 정상적 생활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보다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오스트리아 빈의 한 카페 야외 테이블이 텅 비었다. 2020.04.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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