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국제 주요 3대 신용평가사가 아르헨티나 국가신용등급을 '최종 부도 직전'까지 강등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국가 신용등급(장기 외화채 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했다.
이날 S&P는 앞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대응을 이유로 국내법에 따라 발행된 달러화 표시 국채 상환을 내년까지로 연기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아르헨티나의 장기 외화 신용등급을 'CCC-'에서 'SD'로 강등한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S&P는 아르헨티나가 자국 내 발행 달러 채권에 대한 상환 연기를 발표함으로써 아르헨티나 채무 일부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했다고 봤다. 또 코로나19 위기는 이미 압박을 받는 아르헨티나의 재정과 자원을 악화시켜 행정부의 예산 우선순위와 재정 계획을 변경하도록 했다고 평가하고, 이로써 또다른 외화 채권 디폴트 가능성이 '사실상 확실해졌다'고 표현했다.
지난 5일 아르헨티나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자국에서 발행된 98억달러 규모의 국채 상환을 2021년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 말이 상환 기한이었던 이같은 규모의 채권 상환과 이자 지급이 미뤄진다.
다만 정부는 해외법에 따라 발행된 채권은 연기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국제 채권단에 양보 자세를 보임으로써 시장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를 누그러뜨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도 앞서 지난 6일 아르헨티나의 장기 외화 신용등급을 'CC'에서 '제한적 디폴트(RD)'로 강등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 국가 채무에서 부분적으로 디폴트가 발생했다고 평가한 신용평가사가 피치와 S&P 등 총 2곳으로 늘었다.
무디스는 지난 3일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CAA2'에서 'CA'로 강등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당시 무디스는 아르헨티나 국채 보유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P 및 피치가 각각 최종 '부도' 등급 바로 위에 '선택적/제한적 부도' 등급 분류를 두는 것과 달리, 무디스는 자체 등급 분류표 상 부도 등급인 'C' 바로 위가 'Ca'이며 이는 '부도 사태에 근접했다'는 의미다.
한편, S&P는 아르헨티나의 국가 신용등급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채를 보유한 채권단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다음 주 채권단과 채무조정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통화 가치 급락이 발생한 작년 8월부터 채무상환 유예를 거듭해왔다. 이때마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을 '선택적/제한적 디폴트'로 강등하는 등 부분적으로 디폴트를 낸 것으로 취급한 바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가 상환조건을 조기에 정리해 등급을 회복했었다.
bernard0202@newspim.com